‘한해 8만 마리 개 도축’ 태평도살장 마지막 날... “남은 개들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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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8만 마리 개 도축’ 태평도살장 마지막 날... “남은 개들은 이미”

입력 2018-11-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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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동물권 단체 케어가 공개한 태평동 개 도살장 모습(왼쪽)과 22일 도살장 철거 현장. 케어 제공

전국 최대 규모의 개 도살장이었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도살장이 22일 강제 철거됐다. 도살장 자체는 사라졌지만 이곳에 남아있던 100여 마리의 개들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권 단체는 “철거 날짜를 상인들에게 미리 알려줘 개를 빼돌릴 시간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동물권 단체 케어에 따르면 성남시는 22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태평동 도살장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했다. 성남시의 ‘밀리언파크 공원 조성 사업’ 추진에 따라 불법 점유 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이었다.

1990년대부터 들어선 태평동 도살장은 인근 모란시장과 더불어 국내 개고기 유통의 주요 공급처였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곳에서 한 해 8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살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잔인한 도축 방식과 위생 문제로 동물권 단체들의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개 도살장이 성남시의 행정대집행으로 22일 철거되고 있다. 동물권 단체 케어

케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태평동 도살장 철거는 동물운동의 성과일 뿐만 아니라, 그간 개 도살장의 폐쇄를 염원해 온 시민들의 지속적인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도살장에 남아있던 개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시의 행정처리에는 분노를 표했다.

케어는 “얼마 전까지 남아있던 100마리 이상의 개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상인들이 마련한 다른 장소로 이동한 것이 밝혀졌다”며 “성남시는 개 도살업자들이 개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의 동물보호 의지가 있다면 동물보호법상 도살장의 개들을 피학대동물로 간주해 긴급격리 조치하고, 발생한 비용은 학대자들에게 청구할 수 있었다”며 “상인들에게 철거 날짜를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면 개들도 살리고, 민관이 협력해 개들을 입양 보내는 일까지 이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케어는 “며칠 전까지 철거가 코 앞인데도 불구하고 태평동의 상인들은 너무나 태평스러운 모습이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분들의 지속적인 연대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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