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어 문화 활성화 필요’ 제2의 이승엽 준비할 때

국민일보

‘은퇴 투어 문화 활성화 필요’ 제2의 이승엽 준비할 때

입력 2018-12-03 09:21 수정 2018-12-03 10:57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2017년 8월 11일 대전야구장. 한화 이글스 구단은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선물했다. 같은 달 18일 KT 위즈는 생일 케이크와 인두화, 같은 달 23일 넥센 히어로즈는 고척돔의 잔디를 담은 기념 액자를 선물했다.

9월 1일 SK 와이번스는 세계 지도와 여행 가방, 9월 3일 두산 베어스는 달항아리, 롯데 자이언츠는 순금 잠자리채, KIA 타이거즈는 데뷔 첫 홈런이 떨어진 관중석 의자, 같은 달 15일 NC 다이노스는 누비자 자건거 모형을, 같은 달 LG 트윈스는 목각 기념패를 그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10월 3일 삼성 라이온즈는 그에게 베스트5 홈런을 기념하는 순금 액자를 건넸다.

국민타자 이승엽(42)의 은퇴 투어였다. 2003년 56호 홈런, 통산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이 모두가 그가 남긴 한국 최고의 기록들이다. 그랬기에 그의 은퇴 투어는 너무나 당연했다.

2013년 7월 3일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홈구장.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49)의 은퇴 경기가 열렸다. 미네소타 구단은 부러진 배트로 만든 흔들의자를 선물했다. 이름은 ‘산산조각이 난 꿈의 의자’였다. 리베라의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에 배트가 자주 부러진 것에 착안했다. 2014년 4월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은 뉴욕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44)에게 지터의 등번호 2번이 새겨진 카우보이 부츠와 모자 등을 선물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은퇴 시점을 정한 레전드급 선수들이 원정 경기에 나설 때 상대 팀이 예우하는 은퇴 투어는 이제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은 일본에서 현역 생활을 마친 탓에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수많은 선수들은 은퇴식조차 하지 못한채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우리에게 또 한명의 전설적인 선수가 있다. LG 트윈스 박용택(39)이다. 2384안타를 때렸다. 통산 최다안타다. 그의 야구 인생도 조금씩 종착역에 다가서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은퇴를 모두가 함께 준비해야 할 때다. 그리고 베테랑들에게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는 은퇴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