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보고’에 ‘이상 없다’는 점검일지까지…난방공사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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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보고’에 ‘이상 없다’는 점검일지까지…난방공사 비난 쇄도

입력 2018-12-06 07:42 수정 2018-12-0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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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와 관련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사고 원인과 현장 상황 등을 설명하며 보인 웃음이 논란거리가 됐고, 사고 당일 ‘이상 없음’으로 기록된 일일 점검 일지 등도 공개됐다.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직후인 5일 오전 0시쯤 백석2동 주민센터에서 이재준 고양시장과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 시의원, 소방 등 관계 공무원들이 모여 상황파악 보고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황창화 사장이 웃음을 보여 시민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황 사장은 “100도 가까운 온도도 직접 닿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통상적으로 수송관이 파열되면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번 사건은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사장은 “내구연한이 통상적으로 50년인데 1991년 매설된 사고 열 수송관이 지반 침하로 주저앉는 상황도 있고 노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를 하고 노후된 곳은 교체하겠다. 앞으로 이런 사고가 터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한 시민이 공개적으로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 웃으며 보고하는 게 말이 되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황 사장은 “웃음은 별다른 의미는 없었고 단지 너무 갑작스러운 사고가 터져 시장과 시민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발언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황 사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여기에 사고 당일 일일 점검 일지까지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KBS는 사고 구간을 포함한 일산동구 지역의 관로 점검 일지를 5일 공개했다.

공개된 일지엔 난방수 유출과 지반 침하, 균열 등 10개 항목을 매일 한 번씩 점검하도록 되어 있으며 사고 당일에도 점검한 결과 ‘이상 없음’으로 명시돼 있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점검 방식에 대해 “지열이 나는지 안 나는지 육안 점검을 하고 있다”면서 “땅속에 묻혀 있는 배관을 100% 알 수는 없다”고 매체에 말했다. 또 동절기와 해빙기, 1년에 두 차례 진행하는 열 화상 점검은 아예 일지 자체가 없었다.

전문가들도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고 징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징후가 있었다면 신고를 받아 조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 조 센터장은 “싱크홀이 발생하면 그 부분을 받치던 흙이 나가버려 위에서 하중이 오면 (관이) 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또 “10년 이상이면 정밀하게 검사를 해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청소를 하면서 점검을 하는데 (사고가 난 것은 점검이) 안 됐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고양시 측은 파열된 850㎜ 열수송관이 27년 된 낡은 개관으로 용접 부위가 녹슬어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현장을 확인한 고양시 관계자는 “배관의 용접 부분이 오래돼 녹이 슬어 관로 내부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4일 오후 8시43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 매설돼 있던 열수송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손모(68)씨가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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