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산소호흡기 단 아기를 위해 남성이 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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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산소호흡기 단 아기를 위해 남성이 한 행동

입력 2018-12-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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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켈시와 딸 루시의 모습. 켈시 즈윅 페이스북

많은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선행을 베풉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내가 손해를 봐야 한다면 어떨까요?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나서기 힘들 겁니다. 그런데 아픈 아기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편리함을 포기한 남성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10일 산소호흡기를 찬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엄마에게 자신의 일등석을 양보한 남성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사는 켈시 즈윅은 필라델피아의 한 소아병원을 방문하기 위해 아메리칸항공 588편에 탑승했습니다. 켈시는 11개월 된 딸 루시와 함께였습니다. 선천적 폐 질환을 앓고 있는 루시는 코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였죠.

엄마 켈시와 딸 루시의 모습. 켈시 즈윅 페이스북

아픈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켈시는 루시가 탄 유모차를 미는 동시에 기저귀가 든 가방과 산소통까지 들고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누군가가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던 걸까요. 켈시에게 승무원이 다가와 뜻밖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승무원은 켈시에게 “일등석에 계신 한 손님이 자리를 바꿔드리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덕분에 켈시는 루시와 함께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기꺼이 자신의 편리함을 양보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켈시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지만 끝내 해당 승객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내려야 했습니다.

켈시는 익명의 남성이 보길 바라며 페이스북에 자신이 겪은 일을 올렸습니다. 켈시는 “2D석에 앉은 남성에게. 나는 당신을 모르지만, 당신이 어딘가에서 우리를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고 양팔에는 기저귀 가방과 내 딸을 위한 산소호흡기 기계가 들려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켈시의 쌍둥의 딸 루시(왼쪽)와 에바. 켈시 즈윅 페이스북

이어 “당신은 우리를 위해 편안한 일등석 자리를 포기했다. 나는 당신에게 정말 고마웠지만 제대로 감사를 전할 수 없었다. 나는 너무나 감격스러워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당신의 행동은 나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상기시켜 줬다. 나의 딸 루시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당신의 친절에 감사하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켈시가 올린 게시글은 81만건의 추천을 받고 50만번 이상 공유되며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켈시의 바람처럼 이 글은 2D석의 남성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남성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인 제이슨 쿤젤만이었습니다. 제이슨의 아내 크리스티는 켈시의 글이 자신의 남편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죠. 아메리칸 항공은 제이슨과 켈시가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제이슨은 “작은 여자아기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것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 그녀가 의료 장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넓은 내 자리에 앉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크리스티(왼쪽)와 제이슨. 제이슨 쿤젤만 페이스북

제이슨은 “자리를 바꾼 후 켈시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봤다. 그 감정은 나에게도 그대로 전달됐고, 그걸 보고 나 역시 눈물이 나왔다. 나는 그저 그녀가 더 편한 자리에서 더 나은 비행을 하기를 바랐다”고 겸손히 말했습니다.

켈시는 제이슨에게 “세상은 당신의 친절함을 필요로 한다”며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제이슨의 선행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친절이 누구나 쉽게 베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큰 울림을 전하는 것이겠죠. 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의 감동이 단순히 가슴 속 울림이 아닌, 더 큰 선행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켈시의 말처럼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강문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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