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가축 살처분자 76% PTSD 우려” 심리 지원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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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가축 살처분자 76% PTSD 우려” 심리 지원 권고

입력 2019-01-04 11:46 수정 2019-01-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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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 10명 중 7명(76%)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것으로 나타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4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트라우마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제도개선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가축 살처분에 투입된다. 특히 2010년 발생한 구제역 사태 당시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자살·과로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실태조사에서도 가축 살처분 참여자들은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2017년 인권위가 가축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공중방역 수의사 268명을 대상으로 ‘가축매몰(살처분) 참여자 트라우마 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4명 중 3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고, 4명 중 1명은 중증 우울증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률상 구제받을 방법이 있지만 참여가 저조하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국가·지방자치단체가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심리 치료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은 사건에 대해 다시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 회피 반응을 보여 스스로 적극적인 치료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권위는 “농식품부는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들에게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안내하고, 심리적·신체적 증상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복지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가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조사·연구를 통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살처분 작업 참여자들의 정신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살처분이 동물복지에 부합하는 인도적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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