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어두운 뒷면’ 오해는 디즈니와 핑크 플로이드 탓?

국민일보

‘달의 어두운 뒷면’ 오해는 디즈니와 핑크 플로이드 탓?

각종 사진자료와 연구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오랫동안 선입견 가져

입력 2019-01-04 12:52 수정 2019-01-04 13:58
2011년 NASA가 촬영한 달의 뒷면. AP뉴시스

중국 무인탐사선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도착해 탐사를 시작했다. 달의 뒷면은 달의 자전과 공전 때문에 지구에서는 직접 관측되지 않는 반구다. 여기에 신비감이 더해져 달의 뒷면은 ‘달의 어두운 뒷면(the dark side of the moon)’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달의 어두운 뒷면은 없으며, 지구에서부터 앞면보다 거리가 멀 뿐이다. 지구에서 달이 잘 안보이고 캄캄한 초승달이나 그믐달 시기에는 뒷면이 태양빛을 많이 받게 된다.

‘달의 어두운 뒷면’이라는 오해가 일반화 된 배경으로 뉴욕타임스(NYT)는 3일 디즈니 드라마와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 때문이라는 과학자들의 지적을 게재했다. 퍼듀대학교 천문학과의 제이 멜로시 교수는 매 학기마다 밝은 조명을 태양으로 삼고 학생들에게 달과 지구 역할을 맡겨 움직이게 하면서 달의 뒷면도 햇빛을 받게 되는 이치를 설명해왔다. 그래도 학생들은 중간고사에서 달 뒷면을 여전히 ‘어두운 뒷면’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범한다고 그는 말했다.

멜로시 교수는 그 이유를 1955년의 월트 디즈니사 제작 TV 애니메이션 ‘인간과 달’에서 처음 찾았다. 당시 디즈니사는 우주에 대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방송했는데, 가족 시청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시즌2의 에피소드14였던 ‘인간과 달’에서 달의 뒷면은 언제나 어둡다는 얘기와 함께 미래의 우주인들이 불꽃을 떨어뜨려 밝히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비록 달의 뒷면에 최초로 착륙한 것은 중국 우주선이지만, 그 이전에도 궤도를 비행하는 우주선들이 직접 관찰하거나 촬영한 달 뒷면 사진은 무수히 많았다. 전면보다 크레이터(운석 충돌구)가 많아 탐사선 착륙이 어렵고 지구에서 달의 뒷면과 직접 통신하는 것도 불가능해도 어둡지는 않다.

각종 자료에도 불구하고 1973년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달의 어두운 뒷면( The Dark Side of the Moon)’이 히트하면서 달의 뒷면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은 커졌다. 하버드대 천문학과 교수 아비 로브는 “달의 뒷면은 어둡지 않고, 다만 거리가 멀 뿐”이라면서 “어두운 뒷면이라는 말은 잘못된 실수(mistake)”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의 앞면과 뒷면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 달의 기원은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지구에 충돌해 부서지면서 나온 파편으로부터 탄생했다는 ‘달 거대 충돌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충돌로 뜨거워졌던 지구와 달은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식게 되는데, 앞면은 지구의 복사열 때문에 지각이 더 많이 녹았던 만큼 평탄해졌고 뒷면은 좀더 빨리 식었기 때문에 지각이 울퉁불퉁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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