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편의점 알바가 두 달 알바비를 다 날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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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편의점 알바가 두 달 알바비를 다 날린 이유

입력 2019-01-06 10:51 수정 2019-01-0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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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출근길 같은 일상에서 계속 마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모습 때문에 유독 마음이 쓰이게 하는 이들도 있죠. 그러나 눈길을 줄지언정 다가가 선뜻 돕지 못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작은 선행에도 우리는 큰 감동을 합니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매일 마주친 아이를 불쌍히 여기지만 않고 직접 도운 사연을 고백해 많은 이들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마음만 먹고 실천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한다는 이들도 참 많았고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은 4일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 최근 2달 동안 편의점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고, 받은 ‘알바비’를 어린 손님에게 주고 왔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주말을 허투루 보내는 게 싫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저녁 11시 끼니를 때우러 오는 남매를 손님으로 매일 만났습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그보다 더 어린 남자 동생은 도시락을 샀습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발급되는 ‘아동 급식카드’로 말입니다. 동생이 배고프다고 칭얼댔지만 누나는 늘 도시락 하나만 골랐습니다.

그는 남매에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오기 전 라면 같은 걸 미리 계산해 놓고 남매가 도시락을 사면 ‘사은품’이라면서 함께 줬습니다. 남매는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 누나는 뭔가를 눈치챈 듯 보였습니다.



그는 두 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마지막 날 받은 30만원을 아이에게 주고 왔습니다. 그는 돈을 끝까지 받지 않으려는 누나에게 “그냥 주운 거로 생각하라고 억지로 줬다”고 했습니다. 두 달 일해서 번 돈은 그의 수중에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글에는 ‘ㅋㅋ’ 같은 기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의 사연을 본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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