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고통 몰랐다가 최근 알게 된 심석희 아빠 “약물로 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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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고통 몰랐다가 최근 알게 된 심석희 아빠 “약물로 지탱”

입력 2019-01-10 07:52 수정 2019-01-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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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폭로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석희는 오랫동안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피해 사실을 숨기며 살았다. 여성으로서 견뎌야 할 고통과 추가적인 피해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심석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용기를 낸 것은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인 팬의 편지 때문이었다.

심석희의 변호인인 임상혁 변호사는 9일 KBS ‘사사건건’ 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심석희뿐 아니라 가족 역시 심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심석희가)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선수촌에 있지만 매우 힘들고 거의 매일 밤 악몽을 꾸면서 (지낸다)”라면서 “이 사건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심석희는 현재 우울증과 공포성 불안장애로 약물치료를 받는다고 KBS는 전했다.



또 “심석희 선수의 아버님도 마찬가지로 약물로 지금 지탱하신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가족들의 고통도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심석희의 부친은 최근 딸의 성범죄 추가 고소 사실을 알고 그 충격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변호사는 어릴 적부터 있었던 폭행은 심석희가 17살이 된 2014년부터 성폭행으로 이어졌다면서 “본인이 여성으로서 견뎌야 될 고통, 추가적인 피해에 대한 두려움 등이 가장 힘들었고 그런 이유로 여태까지 말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지내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행 관련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한 한 팬이 ‘심석희 선수가 당당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에 용기를 얻어 밝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BS는 8일 뉴스를 통해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뿐 아니라 고등학생 때부터 4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그를 추가 고소했다”면서 “심석희가 혹시 자기 말고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서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변호인을 통해 전했다”고 보도했다. 심석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보도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상하 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폭행과 협박을 가함으로써 심석희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일 때부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온 사건”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묵과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심석희 선수를 비롯해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후 조 전 코치를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겼다.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 빙상인들이 만든 단체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 빙상인 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심석희의 고발을 지지했다.



심석희와 함께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조 전 코치를 고발했던 선수 3명 중 2명은 재판부에 조 전 코치를 엄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3명 모두는 조 전 코치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심석희 성폭행 고발 후 입장을 바꿨다. 한 피해자는 “당시 잘못을 뉘우쳤다고 했던 것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이고 가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 취소 이유를 적었다고 SBS가 보도했다.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지난달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선수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재판에 증인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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