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로 위암에…기도 부탁합니다”, 헌금 받아 잠적?

국민일보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로 위암에…기도 부탁합니다”, 헌금 받아 잠적?

최근 참사 피해자로 위암까지 걸렸단 ‘김모씨 사기‘ 피해 입은 교회 늘어, 각별한 주의 요구

입력 2019-0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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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김씨'와 관련된 피해사실을 소개한 글. 페이스북 캡처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인데 후유증으로 희귀병에 걸렸고 얼마 전 위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최근 이같이 호소하며 교회에 등록한 뒤 교인들이 모아준 위로금만 챙겨 잠적하는 ‘김모씨’에게 피해를 본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교회를 돌며 김씨가 했던 호소는 비슷했다. “아버지는 군목(소령)이었다. 부모님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6살 때 뇌종양 투병을 했지만 부족함 없었다. 2003년 2월 18일 가족들과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불이 났다. 연기와 유독가스로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응급실이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 사고로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친척들은 보상금을 가로챘다. 어린 나에게 큰 부채도 남겼다. 돈은 친척들이 가져갔다. 아직도 돈을 대신 갚고 있다. 하나님의 도우심만 구하며 산다.”

김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A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말한 뒤 ‘최근 위암 판정까지 받아 고통스럽다’고 말하며 도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절박한 사연은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A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서도 헌금을 모아 전달했다. 하지만 그는 “헌금을 전달하면서 혹시 몰라 위암 진단서를 요구했더니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잠적했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A 목사의 글이 공개된 뒤엔 유사한 사기를 입었다는 이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교회에 접근하면서 김씨가 했던 말과 후원금을 챙기거나 증빙서류를 요구하면 잠적하는 것까지 유사했다.

교회를 상대로 한 사기는 이외에도 다양하다. ‘음향전문가 사기’도 한때 기승을 부렸다. “음향 전문가인데 부품 하나만 바꾸면 본당 음향이 확 달라진다”고 접근한 뒤 부품 비용만 받아 챙긴 뒤 사라지는 수법이다.

이 사기로 피해를 본 B 목사는 “자신을 대형 극장 음향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신앙생활도 잘하던 사람이라 의심하지 않고 부품 비용을 내줬다”면서 “속을 수밖에 없이 접근하니 새 신자와 부득이하게 금전거래를 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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