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없는' 병역 거부자 색출위해 검찰이 낸 아이디어

국민일보

'양심없는' 병역 거부자 색출위해 검찰이 낸 아이디어

입력 2019-01-11 06:43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양심적(종교적) 병역 거부자는 ‘총을 들 수 없다’는 이른바 집총 거부를 이유로 군대에 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가짜 신념을 어떻게 걸러내느냐”는 게 계속 논란이었다. 이에 검찰이 신념이 진짜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총 쏘는 게임 접속 여부 등을 포함한 10가지 지침을 마련해 이를 확인 중에 있다고 제주의 소리 등 다수의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제주일보는 “검찰은 최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제주지역 양심적 병역거부자 12명에 대해 국내 유명 게임업체의 회원 가입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이날 전했다.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이 총을 쏴 상대 캐릭터를 죽이는 총쏘기 게임을 하는 것은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제주에서는 1월 현재 항소심 8명을 포함해 12명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들은 모두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뉴스1은 전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들을 상대로 FPS(First-person shooter) 분야의 게임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배틀그라운드, 서든어택 등이 대표적이다. 총으로 상대방을 죽이는 1인칭 슈팅 게임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주일보에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면서 총 쏘기 게임을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검찰청 관계자 역시 뉴스1에 "국내 게임업체 몇 군데를 선정해 법원에 사실 조회 신청을 보냈다"며 "만약 확인돼서 배틀그라운드 등을 매일 밤 즐기고 있다고 한다면 양심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이 지난달 판례를 분석해 이를 판단할 수 있는 10가지 지침을 마련해 일선 검찰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쏘는 게임 접속 여부 외에도 개종한 경위와 이유, 정식 신도 여부, 신앙 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등이 판단 지침에 담겼다고 뉴스1이 전했다.

대법원이 유일하게 제시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실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침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군인권센터 측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게임을 하는 것과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데 이것을 너무 간단하게 동일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