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야당의 세 번째 진실게임, 김태우·신재민 이어 ‘靑 행정관’

국민일보

청와대와 야당의 세 번째 진실게임, 김태우·신재민 이어 ‘靑 행정관’

자료 분실 경위와 성격 둘러싼 논란 계속

입력 2019-01-11 14:58 수정 2019-01-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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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김종대 정의당 의원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전 행정관이 지난해 잃어버린 군 인사 자료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쟁점은 크게 3가지다. 정 전 행정관이 어떠한 경위로 자료를 분실했는지, 잃어버린 자료는 어떤 수준의 내용인지, 정 전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게 적절했는지 여부다.

일단 청와대는 정 전 행정관이 분실한 자료는 개인적으로 만든 임의 자료여서 별로 문제될 내용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참모총장과의 만남도 부적절하지 않다고 말한다. 반면 야4당은 청와대의 설명이 부족하다며 국회 국방위원회를 열어 사실 관계를 따져보자고 벼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방위 개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① 분실 경위 : 차 안 vs 술집 vs 버스정류장

정 전 행정관이 어디서 해당 자료를 분실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정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차를 타고 가다 담배를 피우러 잠시 주차하고 자료를 뒀다가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사 분야에 해박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김 의원은 9일 라디오에 출연해 “자료를 잃어버린 곳은 술집”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잠깐 담배 피우려고 차에 가방을 놔뒀다가 잃어버렸다는 게 사실이겠느냐”면서 분실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11일에도 라디오에 출연해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다 잃어버렸다는 것은 너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냐”면서 “다른 장소에서 잃어버렸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김 의원의 주장이 보도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술집 분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11일에는 분실 장소가 ‘술집’이 아니라 ‘버스정류장’이라고 수정했다. 분실 장소가 술집이라는 제보를 받았는데 확인 결과 술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김 의원은 “술집이라고 표현을 해서 좀 자극적이었다”면서 “법조계 인사들을 어디선가 만났다. 그리고 선배를 바래다준다면서 버스정류장까지 따라갔던 것 같다. 그리고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 가방이 없어졌다는 게 정 전 행정관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의 근거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당국자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분실 장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술집’이 언급된 점을 보면, 분실 장소가 구체적으로 술집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 전 행정관이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관련 인사 자료를 분실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청와대의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② 자료의 성격 : 단순 참고자료 vs 민감한 자료

정 전 행정관이 분실한 자료가 어떤 수준의 자료인지도 불분명하다. 청와대는 “조사 결과 당시 분실한 가방에 들어 있던 자료는 국방부나 청와대의 공식 문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군 내의 인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 전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자료”라고 말했다. 일종의 참고 자료에 해당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김종대 의원은 자료의 성격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자료 내용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청와대의 설명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인 내용을 토대로 임의 자료를 만드는 것이지 어떻게 인사 정보가 공식 정보와 임의 정보로 구분이 되겠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인사 자료 분실은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군내 인사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사 자료의 특성상 비밀 자료로 지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자료의 성격에 상관없이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③ 만남의 적절성 : 행정관이 불렀다 vs 참모총장이 불렀다

정 전 행정관은 자료를 분실한 날에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만난 장소는 국방부 인근의 한 카페였다. 이를 두고 야당은 “34세의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불러낸 것’은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군의 위상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군은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부른 게 아니라 참모총장이 행정관을 불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정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의 역할도 논란이 됐다. ‘참모총장이 불렀다’는 내용의 군 해명 자료가 나오기 전에 강 수석이 같은 내용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말했는데, 결국 강 수석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강 수석이 정리했다는 것은 오보다. 강 수석이 알고 있던 팩트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고, 군도 “청와대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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