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 인터뷰, “합의금 3300달러와 170만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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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 인터뷰, “합의금 3300달러와 170만원 줬다”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하지만…”

입력 2019-01-11 15:28 수정 2019-01-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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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공분을 사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54) 부의장이 11일 입을 열었다. 박 부의장은 11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발생했던 폭행 사건 전반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다.

“가이드 S씨(54)가 이형식 군의회 의장과 함께 초선의원들을 비난하는 것을 듣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점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용서를 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폭행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달 2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식사가 끝난 이후였다.

만성질환인 두통 때문에 평소에도 술을 마시지 못하는 박 부의장은 그날 다소 일찍 시작된 저녁식사 자리에서 소주 한잔을 받았지만 마시지 않았다. 여태까지 알려진 ‘만취 상태 폭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부의장은 술잔이 오가는 식사자리에서 부담을 느꼈고, 일찍 일어나 혼자 버스에 돌아가 쉬고 있었다. 감기증상까지 있어 버스 네 번째 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쉬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이형식 군의회 의장과 김은수 의원, 미국 시민권자인 가이드 S씨 등 세 사람이 버스로 돌아왔다.

그들은 박 부의장이 버스 안에 먼저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당시 이 의장은 “아이고, 초선의원들이 마치 무슨 벼슬이나 하는 것처럼 너무 설치고 있어 큰일”이라고 말했고, 가이드 S씨는 “제가 봐도 걱정됩니다. 많이 힘드시지요?”라고 맞장구를 쳤다는 게 박 부의장의 기억이다.

박 부의장은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전에도 ‘초선들이 많아 의회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나 들었는데, 가이드까지 맞장구를 치니 더욱 화가 났다는 것이다.

박 부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S씨에게 “당신은 도대체 뭐야? 당신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되겠어?”라며 오른쪽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대 때렸다고 한다. 박 부의장이 S씨를 한 차례 더 때린 다음에야 이 의장이 “이제 그만하라”고 제지했다고 한다. 박 부의장은 이 의장에게 “너는 더 나쁜 놈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호적상 한 살 많은 이 의장과 평소 친구로 지낸다고 설명했다.

박 부의장은 “만약 당시 가이드를 때리지 않았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행이 일어난 직후 S씨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고, 얼굴에는 상처도 생겼다. 박 부의장은 상처가 자신의 손톱에 긁힌 것인지 안경에 부딪혀 발생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폭행을 당한 직후 S씨는 바로 “부의장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지만, 곧바로 휴대전화로 자신의 얼굴 상처를 촬영했고 “넌 이제 죽었어, 넌 한국에 다 갔어, 난 이제 가이드 안 해도 돼”라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의장도 전화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박 부의장은 ”음성이 포함된 동영상이 공개된다면 내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 안 상황이 정리되고 일행은 호텔로 돌아갔다. 박 부의장은 사과하기 위해 S씨를 찾아갔지만, S씨는 병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박 부의장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사과를 시도했지만 S씨는 매번 만남을 거부했다.

박 부의장은 아침 일찍 S씨 방을 찾아가 “죄송하다”며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폭행사건 3일이 지난 지난달 26일 저녁, S씨는 합의금으로 1만2000달러를 요구했다는 게 박 부의장의 주장이다. 앰뷸런스 출동비와 응급실 치료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었고, 박 부의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액수였다고 한다.

박 부의장은 “폭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당신도 원인을 제공했으니까 합의금 액수를 조정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또 “S씨는 자신의 와이프가 한국 언론에 제보하기 위해 이미 모든 준비를 해놨다고 주장했고,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자신과 고교·대학 동기라며 전화 한 통만 하면 끝난다고 겁을 줬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실랑이 끝에 S씨와 합의금 6000달러에 합의하고 현지에서 급히 마련한 3300달러와 17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박 부의장은 인터뷰 내내 “순간적인 분노를 못 참은 게 천추의 한이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지난 선거에서 표를 준 지역 주민들과 예천군민들을 실망시킨 것도 그렇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도 한없이 실망스럽다고 한탄했다.

박 부의장은 “군에 간 아들에게 특히 미안하고 부끄럽다. 동료의원들과 의장까지 개입된 상황이라 의원들 간 갈등도 우려돼 처음부터 진실을 말하지 못해 사태를 악화시킨 점도 사과드린다. 경찰 조사에서도 하나 숨김없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박 부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가이드 S씨는 박 부의장 처벌을 원한다는 진술서, 폭행장면을 담은 동영상, 치료내용을 기술한 진료기록과 병원 영수증 등을 경찰에 보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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