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기억이 안 난다” 사법농단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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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기억이 안 난다” 사법농단 혐의 부인

檢, ‘강제징용 소송 개입 의혹’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집중 추궁

입력 2019-01-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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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윤성호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법농단 의혹’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자정 전에 마치기로 했다. 미진한 부분은 이후 추가 소환조사를 통해 보강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단(단장 한동훈 3차장검사)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에서) 혐의 및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기억이 안 난다’ ‘한 일을 알지 못 한다’ 수준의 말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는 말 할수 없다”며 “들어오기 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가진 대법원 앞 회견에서 “(재판 개입은 없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대통령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우했다. 부부장검사들이 직접 서울중앙지검 15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에 앞서 한동훈 차장검사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조사 계획을 설명하는 ‘티타임’을 가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측의 요청으로 조사 전 과정을 영상 녹화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때때로 휴식 요청을 하면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상 점심식사는 외부에서 도시락을 시켜 제공했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차 소환 조사는 자정 전에 종료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정 전에 귀가하는 방향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게) 말씀드렸다. 양 전 대법원장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에 조사를 전부 마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추가 조사는 전례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강제징용 소송 개입 의혹’ 및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 개입 등 나머지 사안들에 대한 조사는 추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나 관심 등을 감안할 때 너무 자주, 오랫동안 조사하는 상황이 되면 곤란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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