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마지막 가는 길… 경건한 빈소 풍경 (영상+사진)

국민일보

김복동 할머니 마지막 가는 길… 경건한 빈소 풍경 (영상+사진)

입력 2019-01-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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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상징이었던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41분 향년 93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이날 김 할머니의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김 할머니로 분한 배우 나문희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배우 나문희. 뉴시스

특히 이 자리에는 김 할머니의 오랜 벗인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길 할머니는 담담하게 빈소에 앉아 ‘단짝’ 김 할머니의 영정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딸만 여섯인 집안에서 넷째 딸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4세가 되던 1940년 위안소로 끌려갔다.

조문하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 뉴시스

“딸을 내놓지 않으면 동네에서 살지 못하게 하겠다. 군복 만드는 공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놀라 집을 떠났다. 이후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참혹한 시간을 견뎠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심상정 의원. 뉴시스

김 할머니는 이종 형부를 따라 1947년 귀국했다. 1992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신고 전화를 통해 피해 사실을 처음 고백한 뒤 같은 해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박주민 의원. 뉴시스

이후 1993년 유엔인권위원회 등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조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김 할머니는 특히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해 “나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고 있기에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기부에도 앞장섰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대지진 피해자 돕기 모금을 제안해 1호 기부를 했고 2012년 3월 8일에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김복동 할머니의 영정사진. 뉴시스

2014년에는 전재산 5000만원을 기부해 재일조선고급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 25만엔씩을 지원했다. 2017년 8월엔 사후 남은 모든 재산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빈소를 지키는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뉴시스

지난해 9월엔 암 투병 중에도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요구하며 외교부 앞에 직접 나왔다. 이날 할머니는 “우리가 위로금 받으려 여태 싸운 줄 아느냐, 1000억을 줘도 못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여성 인권 운동가였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별세 전 스스로 눈을 뜨고 말을 하셨다. 가까이 다가가서 들으니 ‘위안부 문제 끝까지 해달라’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 지원하는 것도 끝까지 좀 해달라’고 하더라. 마지막까지 일본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표현했다”고 전했다.

빈소 풍경. 뉴시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공식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23명이 됐다.

박민지 기자, 최민석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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