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한결 같은 출석룩… 안희정, 입 꾹 다물고 법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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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 한결 같은 출석룩… 안희정, 입 꾹 다물고 법원으로

입력 2019-02-01 15:13 수정 2019-0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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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가 입을 굳게 다문 채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1일 오후 2시18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이날 오후 2시30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그는 짙은 회색빛 정장에 자주색 목도리를 두르고 안경을 착용했다. 마치 지난달 9일 열린 항소심 마지막 공판과 착각할 정도로 똑같은 옷차림이었다.

안 전 지사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하느냐’ ‘항소심도 1심과 같은 결과를 예상하느냐’ ‘항소심 선고를 앞둔 심경이 어떻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차에서 내려 재판장으로 들어가는 내내 시종일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이 가까이 다가가 질문을 하면 고개를 숙이며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상하관계를 이용해 수행비서와 성관계하고 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이다.

1심은 “위계 관계는 맞으나 강제성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근본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돼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의 도덕적 시각과 법적으로 처벌하는 체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여성계를 포함해 법조계 내부에서도 1심 재판부 판결에 ‘성인지 감수성’이 부재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행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죄’의 경우 ‘피해자의 자유 의사를 제압하는 유형적·무형적인 힘’과 ‘폭행·협박 뿐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포함한다. 때문에 ‘위력’의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한 판결이다. 지난 4월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항소심 과정에서는 대법원도 언급한 성인지 감수성이 제대로 반영돼 1심 판단서 제기된 오류를 되돌려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성적 자기 결정권과 위력에 대한 몰이해로 점철된 결과”라며 “안희정에게 유죄가 선고되지 않는다면 수많은 여성은 반드시 사법부에 그 죄를 물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성폭력이 묵인되던 시대는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무죄 선고는 ‘보통의 김지은들’이 겪었던, 앞으로 겪게 될, 수 많은 차별과 폭력을 국가가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김씨를 비롯한 미투 운동에 나선 모든 이들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지, 최민석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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