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길 가다 콱 죽었으면 생각도…이웃 갑질에 이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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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뉴스] “길 가다 콱 죽었으면 생각도…이웃 갑질에 이사갑니다”

입력 2019-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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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나 빌라 거주 인구가 많은 한국사회에서 ‘층간소음’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살인 충동’을 느낀다는 이들도 적지 않죠. 최근엔 이웃 간 갈등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층간소음뿐 아니라 함께 사는 이들 간 지켜야할 기본적인 에티켓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대구의 한 빌라에 사는 60대 여성 A씨도 옆집에 사는 B씨 부부의 행패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2017년 가을 A씨가 이사올 때부터 옆집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입주 청소 때문에 빌라에 도착한 날, 문 앞에는 ‘계단 청소하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이사한 당일에도 B씨는 초인종을 누르더니 ‘계단 청소’를 강조했습니다. ‘이사온 옆집 이웃에게 처음 건네는 인사가 청소하라는 명령이라니...’ A씨는 B씨가 ‘텃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기분이 몹시 상했습니다. A씨에게 다가온 아래층 주민은 “빌라 주민 중 B씨랑 안 싸운 사람 없으니 조심하라”고 귀띔했습니다. 4층짜리 빌라엔 10여 가구가 모여 살았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B씨는 A씨에게만 그러는 게 아니었습니다. 60대 후반인 B씨는 바로 아래층에 이사 온 신혼부부에게도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군다”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았고, 신혼부부는 결국 도망가다시피 이사를 갔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아래층에 새 입주민이 이사를 올 때마다 온갖 참견을 하는가하면 기존 주민들에게는 “시끄럽게 굴지 말라” “계단 청소해라” “계단에 자전거 세우지 말라”며 시비를 걸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종종 “다 이사갔으면 좋겠다. 난 이웃이 필요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A씨를 더 어이없게 만든 건 B씨의 이중적 행태 때문이었습니다. B씨 집에는 피아노가 있는데 매일 계속되는 연주 소음 때문에 A씨의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추석 때는 명절을 맞아 내려온 아들 식구들이 오전 7시에 피아노를 쳐 A씨의 잠을 깨우기도 했습니다. A씨가 소음이 심하다고 항의라도 하면 이번엔 B씨 남편까지 대놓고 피아노를 치면서 ‘복수’를 했다는 게 A씨 주장입니다. A씨는 “오죽했으면 B씨가 길을 가다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털어놨습니다.

A씨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피해가 ‘소음 갈등’에 그치지 않고 일종의 괴롭힘까지 이어진 걸 보면 B씨 부부의 행동이 도가 지나친 측면도 있습니다. B씨의 계속되는 간섭과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A씨는 대화를 포기하고 결국 올여름 이사를 가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층간 소음을 비롯한 이웃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제3자의 중재를 요청하라고 조언합니다. 환경부 등 정부 부처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있는데 이 경우엔 소음도 측정 등의 이유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막상 기관의 중재가 들어오면 잠시 조용하다가 다시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 피해자 쪽에서 먼저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이라면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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