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헝가리 총리 反이민 마이웨이…출산율 떨어지고 일손 딸려도 “헝가리 아이만 원한다”

국민일보

극우 헝가리 총리 反이민 마이웨이…출산율 떨어지고 일손 딸려도 “헝가리 아이만 원한다”

입력 2019-02-11 10:43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유럽 평균을 밑도는 출산율에 허덕이는 헝가리 총리가 끝내 반(反)이민 정책을 고수했다. 이민을 장려해 인구문제를 해결해 온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순혈주의를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신년국정연설에서 저출산 해법을 발표하며 “단지 명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헝가리 아이를 원한다. 우리에게 있어 이민은 투항(surrender)”이라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심각한 저출산에도 이민 장려책을 쓸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르반 총리는 대신 4명 이상의 아기를 낳은 헝가리 여성에게 평생 소득세 납부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40살 미만 여성이 처음으로 결혼하면 최고 1000만 포린트(3990만원)를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2명의 아이를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을, 3명의 아이를 낳으면 대출액 전체를 상환 면제해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헝가리의 출산율은 2016년 기준 여성 1명당 1.45명에 그쳤다. 헝가리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2.1명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 취임 후 8년간 헝가리의 인구는 23만6000명 감소해 이전 10년보다 감소세가 가팔라진 상태다.

인구감소는 거의 모든 서방국가의 골칫거리다. 특히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같은 나라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이후 더 많은 임금을 주는 EU 회원국으로 인구가 유출됐다. 이처럼 헝가리는 인구유출과 저출산이 결합해 인구문제가 점점 심화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적했다.

헝가리 국민도 인구문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가 지난해 초과근무 시간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늘린 이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역시 노동인구감소로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내린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39%의 지지율을 얻은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오는 5월 열릴 유럽의회 선거와 지방선거까지 반이민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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