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분의 아이들 세상]초등학교 1학년, 머리가 나쁜지, ADHD인지?

국민일보

[이호분의 아이들 세상]초등학교 1학년, 머리가 나쁜지, ADHD인지?

3~5세 시기, 지식이 아닌 사회 규범 등 도덕성 길러줘야

입력 2019-03-13 10:46 수정 2019-03-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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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남자 아이 H는 행동이 산만하다. 이전엔 활발한 아이 정도로 이해를 했지만 학교에 간 이후로는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장난을 쳐서 지적을 많이 받는다.

학급 홈페이지에 올라온 선생님의 지시사항, 준비물이 정확히 이해가 안 돼 물어보면 오히려 아이는 ‘그게 뭐야?’라고 뜨악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5살 때부터 영어 학원, 학습지 등도 열심히 시켰지만 한글도 완벽히 떼지 못하였다. 조금만 공부를 할라치면 엉덩이가 들썩이고 짜증을 내었다.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공부를 못하고 말귀를 못 알아 듣는 듯 보이는 H의 지능은 지극히 정상이었다. 단지 지능지수의 편차가 심하여 단기 기억이 부족해 들은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학습을 해도 저장이 되지 않았다. 집중을 유지하는 시간이 지극히 짧은 것, 동기가 부족하여 정보 처리 속도가 느린 것 빼고는 정상적이었다. 이는 모두 개선 가능한 영역이었다.

아이의 두뇌는 태어나는 순간 이후에도 다양한 자극에 의해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발달한다. 하지만 연령에 따라 필요한 자극이 다르고, 발달하는 영역에 차이가 있다.

입학 직전의 시기인 만 3~5세에는 두뇌 중 전두엽이 가장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다. 전두엽은 대뇌피질에서 고차원적인,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자제력이 성장하는 시기이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그것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조금씩 성장한다. 따라서 이 무렵에는 아이에게 지식이 아닌, 사회규범이나 예의 등 도덕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학교에 갔을 때 수업하는 상황에 적합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욕구를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셈이다. 한글이나 수학 공부보다 훨씬 더 필요한 입학 준비 사항이다.

이런 전두엽의 발달은 타고 나기를 개인마다 편차가 있으며, 선천적으로 느려 일정 범주 이상으로 부족한 경우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e disorder)라고 한다. 다행히 ADHD는 치료가 매우 잘되는 편이다. H도 치료 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선생님이나 아이들도 이전의 모습을 금세 잊어버린 듯 호감을 가지고 다가왔다. 하지만 행동이 산만하고 활동적인 아이가 모두 ADHD는 아니므로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며, 치료도 증상의 정도나 부족한 영역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심리, 사회, 생물학적으로 총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과도한 선행학습은 아이의 두뇌에 맞지 않을 뿐더러 정작 필요한 교육을 간과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게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면 두뇌 중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다. 한글공부나 수학공부보다 더 중요한 입학 준비인 셈이다. 두정엽은 ‘아인슈타인의 뇌’라고도 불리는데 수학적, 과학적 사고를 담당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조합해 어떤 의미 있는 단어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어 학습 능력과 관련이 깊다. 측두엽은 청각피질과 언어중추가 있는 부위로 인지 능력과 기억력을 조절한다. 언어를 이해하고 다시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영어 교육을 초등 1~2학년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견해에 신빙성을 더한다.

알림장 안 써오는 아이, 과제를 못 챙기는 아이

그렇다면 산만함, 과잉행동과 거리가 먼 아이는 ADHD와 상관이 없을까?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석 달이 되어가는 기웅이에게 엄마는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평소 아이의 행동이 굼떠서 학교생활 적응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엄마의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가슴이 답답해졌다. 매일 학습지를 풀고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데도 아직 한글을 완전히 떼지 못한 것부터 그랬다. 알림장을 제대로 적어오지 못하는 건 한글을 떼지 못해서 그러려니 했다. 어느 날은 짝꿍이 적어주고 , 어느 날은 선생님이 프린트로 나눠주고, 또 어떤 날은 엄마가 학급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하는 걸로 용케 버텼다. 가끔은 알림장에 적힌 준비물이 정확히 이해가 안 돼 물어보면 오히려 아이는 ‘그게 뭐야?’ 하는 뜨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장난이 심한 것도 아닌데 정말 왜 이러나 싶다.

위 사례의 기웅이는 단순히 말귀를 못 알아듣는 둔한 아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학습지를 풀다가도 멍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거나, 남들 다 들은 얘기를 혼자서 못 듣고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여러 번 말해야 겨우 알아듣고 천천히 움직여서 엄마 속을 박박 긁어놓는 아이들 중 일부는 다른 문제를 숨기고 있다.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대개 수업태도에 문제가 있고, 학습부진이 따라오기 때문에 결국에는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고 만다. 그러면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길지만 성적이 잘 나올 리 없기 때문에 염마의 한숨은 깊어진다. 말귀를 못 알아듣고 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며, 논리 수행이 힘들어 또래관계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데 아이 두뇌 발달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양의 정보를 억지로 주입하면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만 0~3세까지 아이의 두뇌는 전 생애를 통틀어 신경회로가 가장 많이 발달하는 시기이지만 이는 감각으로 접하게 되는 모든 경험이 아이에게는 정보이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놀이가 좋은 자극이 된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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