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잡는 K리그, 돈은 없어도 가오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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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잡는 K리그, 돈은 없어도 가오는 있다

입력 2019-03-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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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상강의 선수들이 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봄바람 탄 K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 유명 외국인 선수로 무장한 중국 슈퍼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브라질 전 국가대표 헐크와 오스카(이상 상하이 상강)는 울산 현대를 만나 고개를 숙였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마루앙 펠라이니와 그라지아노 펠레(이상 산둥 루넝)도 경남 FC의 뒷심 아쉬움을 삼켰다. 자본의 규모와 선수단 이름값에서는 밀릴지라도, K리그 구단들은 아시아 1등 리그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K리그 4개 팀이 슈퍼리그 팀을 상대로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각 팀마다 한 번씩 만나 3승 1무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조별리그에 오른 울산은 13일 상하이 상강을 1대 0으로 물리쳤고, 시민구단인 대구 FC는 1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3대 1로 압도했다. 전북 현대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김민재가 있는 베이징 궈안을 3대 1로 이겼다. 경남은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인 산둥 루넝과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극적인 2대 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네 경기 모두 한국에서 열려 유리한 점이 있었다고는 해도,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다. ‘축구 굴기’를 내세운 슈퍼리그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해왔다. 헐크는 약 713억원, 펠라이니는 182억원에 달하는 이적료에 중국으로 왔다. 선수 면면만 보면 K리그 팀이 열세일 수밖에 없다. 대구의 지난 시즌 선수단 총 연봉은 43억원, 경남은 45억원에 불과했다.

화려한 스쿼드 앞에서 K리그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았다. K리거들은 훈련된 조직력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승부를 뒤집고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분위기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프로축구 리그 순위에서 K리그는 전체 19위로, AFC 소속 리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슈퍼리그는 44위에 오르며 아시아에서 3번째로 평가받았다. K리그 네 팀은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아시아 최고 리그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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