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왱] 냥줍하고 집사가 된 조선 19대왕 숙종 썰(영상)

국민일보

[왱] 냥줍하고 집사가 된 조선 19대왕 숙종 썰(영상)

입력 2019-03-28 10:00

이 고양이는 조선의 제19대 왕 숙종의 반려묘 ‘금손’입니다. ‘금손’이는 치즈냥(치즈태비)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숙종은 이 고양이를 끔찍하게 아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숙종은 어떻게 해서 고양이를 키우게 됐나요?”라는 의뢰가 들어와 왱이 직접 궐에 들어가서 숙종을 인터뷰해 봤습니다.


Q.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백성들아! 나 조선 19대 왕 숙종이야. ‘태·정·태·세·문·단·세·광·인·효·현· 숙·경·영’에서 ‘숙’! 숙종! 알지? ‘대동법(공물을 쌀로 통일하여 바치게 한 납세제도)’, ‘상평통보(조선시대의 유일한 법화로서 조선 말기까지 사용된 전근대적 화폐’, ‘북방 영토회복(5군영 체제 확립)’. 알잖아~”

Q. 평소에 동물 애호가로 소문이 자자하던데?
“내가 진짜 한번 빡치면 걷잡을 수가 없거든? 신하놈들도 다 혀를 내둘렀단 말야? 근데 동물들만 보면 그냥 녹아내려. 어렸을 때였는데 기르던 아기 참새가 갑자기 죽어버려서 너무 슬퍼서 밥도 안 먹었어 한동안.

또 언제는 낙죽(우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송아지 우는 소리가 들려. 송아지가 불쌍해 죽겠지 뭐야. 내가 진짜 너무 맴찢해서 그 뒤로는 낙죽 절대 안 먹어.”

Q. 어쩌다 ‘금손’이의 집사가 되었나?
“원래는 키우던 고양이가 있었어. ‘금덕’이라고. ‘금손’이 어미거든? 근데 이 친구가 어느 날 죽어버린 거야. 너무 아끼던 친구라 장례를 치러줬는데 신하 놈들이 무슨 고양이 장례를 치러주냐고. 이것들이 아오…. ‘금덕’이 무지개 다리 건너고 너무 외로워서 후원을 혼자 산책하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또 있지 뭐야. 당장 데려왔지. 그때부터 내 옆에 두면서 길렀는데 말을 너무 잘 듣는거야. 신하들은 서로 싸우기 바쁜데 어휴…. 반만이라도 좀 닮아봐라.”

Q. 신하들의 고양이에 대한 반발이 거센데?
“내가 고양이를 사람처럼 대하는 게 아니라 나를 잘 따르니까 귀여워서 그래 귀여워서! 아오!

고양이가 강아지나 말보다 놀고먹는 건 인정하는데 생각해 봐. 이렇게 뒹굴고 있어. 너 옆에서. 겁나 귀엽거든? 냥덕이 될 수밖에 없다고.”

Q. ‘금손’이의 하루 일과는?

“뭐 항상 해 뜨고 나서 해 질 때까지 계속 내 옆에 있지. 정무 보거나 경연할 때도 항상 무릎 위에 올리고 있고. 식사 때마다 옆에 앉히고 고기 떠먹여주고. 이쁘니까~”

영원히 함께 할 것만 같던 이 둘은 이별을 맞이합니다. 숙종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금손 역시 궁궐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인원왕후가 온 궁궐을 다 뒤져서 ‘금손’이를 찾아냈지만 식음을 전폐하고 숙종을 그리워하며 울기만 하다가 숙종의 뒤를 따라 무지개다리를 건넙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인원왕후는 죽은 ‘금손’이를 거두어 숙종의 묘소인 명릉 옆 길가에 묻어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이익의 ‘성호사설’, 김시민의 ‘금묘가’, 왕들이 쓴 시집 ‘열성어제’ 등 다양한 역사적 자료에서 등장하는 실화입니다. 끊임 없는 당파 싸움과 어지러운 정세 속에 제일 높은 자리에서 홀로 외로움을 느꼈을지도 모르는 숙종. 숙종은 어찌 보면 고양이 '금손'이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외로움을 달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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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 PD hongc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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