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아, 아랑이 언니야. 이제 내 목소리 들리니” [영상 인터뷰]

국민일보

“나영아, 아랑이 언니야. 이제 내 목소리 들리니” [영상 인터뷰]

난청 아이 수술비 1000만원 기부…“선행 덕에 컨디션 더 좋아진 것 같아”

입력 2019-04-02 00:30 수정 2019-04-02 15:04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사무실에서 만난 김아랑 선수가 인터뷰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이날 김 선수는 사회복지단체 '사랑의 달팽이'를 통해 난청 아동 수술 비용을 후원하게 된 계기와 소감을 밝혔다.

“나영아, 아랑이 언니야. 지금쯤이면 언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김아랑(사진·고양시청)은 나영이(가명)를 품에 안았던 두 달 전을 떠올리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였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른 지 딱 1년이 지났는데 그 시간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며 “특히 나영이와의 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나영이는 난청 검진에서 ‘의심’ 판정을 받았다. 세상 빛을 본 지 다섯 달 만이었다. 이어 진행한 청력 검사에서 양쪽 귀 모두 90㏈(데시벨·시끄러운 공장 안 소음)의 큰 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전농 상태라는 결과를 받았다.

나영이의 작은 귀에는 귀만큼이나 거대한 보청기가 꽂혔다. 3개월간 재활을 지속했지만 결국 청각장애 2급 판정이 내려졌다. 나영이는 인공 달팽이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어린 나영이에게는 대수술이었다. 수술 비용과 재활 비용의 부담도 문제였다. 부모는 지난 1월 28일 수술을 앞두고 청각장애인을 돕는 사회복지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 선수와의 인연은 여기서 시작됐다.


'사랑의 달팽이' 제공

사연을 들은 김 선수는 수술 비용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까지 국민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며 “보답하고 싶어 지인들의 조언을 얻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계기를 전했다.


'사랑의 달팽이' 제공

수술 이틀 후, 김 선수는 나영이를 처음 봤다. 아프고 힘든 수술이었을텐데 나영이는 너무 해맑았다. 그런 나영이를 만나는 순간, 김 선수는 자신이 건넨 돈이 몇 배의 기쁨으로 돌아오는 걸 느꼈다.

그는 “나영이가 불편할 텐데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계속 웃어줬다”면서 “나눔이 더 큰 기쁨이 돼 돌아온 것 같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며 웃었다. 이어 “나영이 부모님께서 제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오히려 나영이를 통해 더 큰 걸 받았기 때문에 감사 인사가 과분했다”고 말했다.

나영이는 앞으로 수개월간의 언어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이후 ‘엄마’ ‘아빠’와 같은 간단한 단어를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잃어버린 소리를 되찾게 된다.

김 선수는 나영이와 재회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나영이가 제주도에 살고 있다. 시간을 맞춰 꼭 다시 만나러 갈 생각”이라며 “자주 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선행은 김 선수가 갖고 있던 기부에 대한 심리적 벽을 허물었다. 그는 “마음만큼 실천이 어려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높은 벽처럼 느껴졌다”며 “나누는 기쁨과 더 크게 돌아오는 행복들을 느끼면서 이런 활동이 주는 선순환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부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기도 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조금 더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행이 준 기운 덕분에 선수로서의 기량도 한층 발전했다는 김 선수는 3일 1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지난해 선발전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던 김 선수는 “그때의 아쉬움 때문에 더 단단해져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다”며 “그동안 해외 훈련도 나가며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김 선수는 “제 스스로도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괜찮아졌네’라는 평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의 자신감은 지난달 2일부터 러시아에서 치러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표로 출전해 거머쥔 2관왕(1500m, 1000m)이 보여준다. 김 선수는 “응원할 맛 나게 하는 기쁨을 드리는 선수가 될테니 많이 응원해 달라”는 당부도 수줍게 덧붙였다.

▼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 인터뷰 영상




문지연 기자, 사진·영상=최민석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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