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이제 그만 봐도 되겠습니다” 간절히 듣고 싶던 그 말

국민일보

[사연뉴스] “이제 그만 봐도 되겠습니다” 간절히 듣고 싶던 그 말

입력 2019-04-03 00:20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그만 봐도 되겠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두 살배기 아이에게 한 말입니다. 세상의 빛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아이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갓 태어난 아이가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했다는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아이가 태어난 다음 날 새벽, 아이 아버지는 산후조리원에서 온 전화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자가 호흡이 되지 않는 아이를 당장 대학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구급차를 타고 가는 내내 아버지는 애가 탔습니다. 아버지는 “구급차를 타고 가면서 도로에 계신 분들이 제발 양보해 주시길 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릅니다”라며 간절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차가 흔들려 아이 얼굴에 산소마스크를 씌우기가 힘들었다고도 했습니다. 산소마스크를 쥔 손에 들어간 힘 때문에 아이가 불편해하진 않을까. 산소마스크를 제대로 씌우지 않으면 저 작은 숨이 멎어버리지는 않을까. 아버지는 도로 위에서 걱정 때문에 미칠듯이 심장이 뛰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아이는 곧바로 집중 치료실에 입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단 30분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이의 작은 몸에는 빨대 굵기의 호스가 몇 개씩 꼽혔습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아버지는 너무 속상하면서도 “장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길지 않은 면회 시간마다 늘 자고있는 모습에 가끔 야속하기도 했다네요. 다행히 아이는 고비를 넘기고 퇴원을 하게 됐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퇴원 후에도 병원 신세는 계속됐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의 머리에 물이 차 있을 수 있다며 MRI(자기공명영상법)를 찍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사를 위해 자는 아이를 깨워 마취 주사를 놓을 때 아이 울음소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너무나도 아프게 했습니다. 아버지는 “남들보다 늘 조금 더 손해 보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시련까지 겪어야 하나,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게 매달 병원에 다니길 2년. 두 돌을 코앞에 둔 어느날 아들을 보며 의사 선생님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더는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버지는 의사에게 이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년간 울음을 달고 살았던 아내도 너무 기뻐했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이렇게 글을 맺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들이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도, 돈이 많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몸 건강히 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폐지를 줍고 산다고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나쁜 길로만 빠지지 않는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행복하다면 말이죠. 오늘 참 기쁜 날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강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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