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팝 “구독자 덕에 번 돈 구독자 이름으로 기부합니다”(인터뷰)

국민일보

허팝 “구독자 덕에 번 돈 구독자 이름으로 기부합니다”(인터뷰)

강원 산불 피해 복구에 1억 기부한 유튜버

입력 2019-04-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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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허팝이 지난 8일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허팝(본명 허재원·31)은 엉뚱한 과학 실험을 주제로 한 영상으로 314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적인 실험 크리에이터다. (관련 기사: “어릴 적 꿈을 영상으로… 영화같은 꿈을 이뤘죠”)

8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서 그는 “4월 5일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야 할 시기에 강원도에 정말 큰 산불이 났다”면서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불이 많이 났는데 너무 심각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자신이 기부한 돈이 좋은 곳에 많이 사용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영상을 시작했다.

국민일보는 9일 허팝과 전화로 인터뷰해 직접 기부 이야기를 들었다.

1억원은 유명 유튜버 허팝에게도 작은 돈이 아니었다. 허팝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허팝연구소’의 직원은 4~5명. 직원 월급과 제작 비용도 꽤 많이 든다. 그가 내놓은 1억원은 유튜브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그가 당장 끌어모을 수 있는 최대치였다.

허팝은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산불 때문에 이 사람들은 난리가 났는데 나라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큰 금액이라 떨리긴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기부금을 보낼 때는 자신의 이름 대신 ‘허팝 구독자가 보냅니다’라고 기재했다.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큰돈을 벌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는 “쿠팡맨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했더라도 지금처럼 1억원이라는 돈을 쉽게 모으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실 시청자들 덕분에 이렇게 뜨게 됐다. 그래서 허팝 구독자 이름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하기 전 그는 쿠팡맨으로 택배 배송일을 했다.

허팝은 이어 ‘초심’ 얘기를 했다. “댓글 하나만 봐도 감사하고 좋을 때가 있었어요. 솔직히 사람이 좀 무뎌지잖아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돈은 또 벌 수 있기도 하고요.”



허팝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기부 영상을 촬영해왔다. ‘네팔 긴급구호’ ‘돼지 저금통으로 1000만원 기부하기’ 등을 올렸고, 코스트코에서 1000만원 이상 물품을 구입해 여러 단체에 전달하는 영상도 찍었다. 처음에는 조용히 선행을 했던 허팝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저는 SNS 스타잖아요. 연예인은 아니지만, 일반인도 아닌 중간에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더 와닿는 위치이기도 하고요. 안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얘가 또 기부했네’ 이런 걸 무의식중에 받아들이다 보면 그 사람들에게도 기부가 피부에 쉽게 와닿지 않을까요? 기부라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으면 합니다. 시청자들도 저를 보고 쉽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그의 댓글창에는 “넥슨 캐쉬 충전할 5만원 기부하고 왔습니다” “저도 큰 맘 먹고 500만원 기부했습니다” “꾸준히 모아온 설날 용돈을 기부했습니다” 등 허팝의 영향을 받아 기부에 동참했다는 댓글이 많다. 모두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314만 구독자를 보유한 허팝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는 소방대원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산불 진화에 애써주신 소방관들께 감사하고요. 산불은 끝났지만, 복구작업이 힘들고 오래 걸리잖아요. 강원도에 있는 모든 분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청자분도 자기 전에 한 번씩 응원해주고 그런 생각을 가져주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신유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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