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진’ 언급한 정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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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진’ 언급한 정부 보고서

“다만 서비스업과 고용 시장 개선 흐름”

입력 2019-04-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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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고서에 ‘실물지표 부진’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기획재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경제 동향 보고서에 특정 지표의 부진을 언급한 건 2년 4개월 만으로,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이다. 최근 ‘생산·투자’가 동반 추락하고, 수출까지 4개월째 감소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서비스업과 고용 상황의 개선 등을 감안해 아직 ‘경기 전반 부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특정 지표에 대해 ‘부진’을 명시한 건 지난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이번 달 보고서에서는 ‘긍정적 모멘텀’이라는 표현도 사라졌다. 전달 그린북에는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


정부가 경기 진단에 변화를 준 배경은 악화된 지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에 따르면 경제를 이루는 축인 생산과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올해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했으며, 설비투자는 10.4%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다. 3월 수출은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로 전년 대비 8.2% 줄었다.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런 측면에서 그린북은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을 ‘하방 리스크’로 꼽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경기 전반의 부진’이라는 진단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부정적인 지표 사이에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위기로 광공업 생산은 추락하고 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평균 0.4% 증가했다. 작년 4분기 평균과 비슷한 수치다. 이에 따라 소비 지표에서도 서비스 분야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그린북이 소비 부분을 ‘부진한 지표’로 언급하지 않은 이유다. 고용 시장도 ‘노인 일자리 사업’ 영향이 크지만, 두 달 연속 20만명대 취업자수 증가 폭을 나타내고 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 동향 보고서는 ‘경기’가 부진하다고 표현했다”며 “그린북은 광공업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지표를 (부진의) 주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악화되고 있는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세먼지와 경기 대응을 위해 약 7조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그린북 보고서는 “추경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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