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군복’ 판매 목적 소지 금지, 헌재 “헌법에 어긋나지 않아”

국민일보

‘유사군복’ 판매 목적 소지 금지, 헌재 “헌법에 어긋나지 않아”

입력 2019-04-15 16:12

이른바 ‘밀리터리룩’으로 불리는 유사군복을 판매하기 위해 소지하고 있는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재는 부산지법이 지난해 2월 유사군복을 판매 목적으로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군 단속법)’ 8조2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해달라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조항은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부산 남포동에서 유사군복을 노상 판매하던 A씨는 군 단속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A씨는 1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유사군복’의 개념이 주관적이어서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또 해악이 명백히 검증되지 않은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사람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유사군복 제조·판매를 하는 사람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유사군복은 군복과 형태·색상·구조가 비슷해 외관상 식별이 어려운 옷으로, 유사군복이 어떤 물품에 해당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며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군인 아닌 사람이 유사군복을 입고 군인을 사칭해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하는 등 군에 대한 신뢰 저하 문제로 이어져 국가안전보장상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사군복이 모방하고 있는 전투복은 군인의 전투 용도로 세심하게 고안돼 제작된 특수 물품”이라며 “이를 판매 목적으로 소지하지 못해 제한되는 직업 또는 행동의 자유는 국가안전 보장이라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기석·이석태·이영진 재판관은 “유사군복을 판매목적으로 소지한다고 해서 국방력을 약화시키거나 군 작전에 방해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지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판매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 의견을 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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