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검, 과거사 조사단 성범죄 전문 조사인력 충원 사실상 거부

국민일보

[단독]대검, 과거사 조사단 성범죄 전문 조사인력 충원 사실상 거부

15일 회의에서 우려 표명…과거사위 재검토 요청

입력 2019-04-15 20:10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대검찰청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 사건 조사를 위해 전문 인력을 충원해달라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데다 과거사위 활동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과거사위는 대검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 성범죄 전문 여성 변호사를 충원해달라는 과거사위 요청에 대해 대검이 오늘 회의에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검은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이미 관련 수사에 착수한 점, 조사단 활동 기한이 1달 반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강제 수사가 시작된 만큼 조사단 조사가 실효성이 있겠냐는 게 대검 입장이다. 또 대검은 현 시점에 전문 인력을 추가 투입하더라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과거사위 활동은 오는 5월말 종료된다.

조사단은 대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애초 대검은 과거사위의 인력충원 요청 직후인 지난 주 조사단에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수강간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여성 변호사를 충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성인지 감수성’을 갖춘 인력이 추가되면 그만큼 특수강간 혐의 수사 권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2013, 2014년 두 차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우리는 수사와 별개로 당시 검찰 수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로 충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대검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충원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검 훈령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운영규정’은 “조사단 구성권한은 검찰총장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이 충원을 거부하면 과거사위와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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