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왱] 별이 된 아이 대신 엄마들이 무대에 올린 연극, 416가족극단(영상)

국민일보

[왱] 별이 된 아이 대신 엄마들이 무대에 올린 연극, 416가족극단(영상)

입력 2019-04-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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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꽃 피는 봄 4월, 어느덧 따뜻해진 계절이지만 아직 추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5년 전 너무 아픈 추위를 겪고, 지금까지 그 날의 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엄마들입니다. 우리 엄마들은 그 날을 기억합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요. 직접 연극을 꾸며 사람들이 잊어가는 그 날을 알리는 건데요, 우리 엄마들 연기 좀 보실래요?


여느 대학로 연극 부럽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우리 엄마들의 연극은 벌써 세 번째 작품을 올렸습니다. 이번 연극 <장기자랑>은 조금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끝내 올리지 못했던 장기자랑 무대를 엄마들이 대신 해낸다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복을 입고 오르는 무대는 엄마들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들은 더욱 열심히구요. 교복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도 하고요, 쉬는 시간에도 대사를 읊어봅니다.


박유신(예진이 어머니) “우리 5인방 다섯 명의 여학생이 있는데 그 여학생이 250명 아이들을 다 얘기하는 거 거든요. 그런데도 각자 자기 아이들의 모습을 찾으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우리 예진이를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고 제가 맡은 배역에 예진이가 굉장히 많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또 하늘에 있는 아이들을 얘기하는 거기 때문에 좀 마음이 남달랐어요.”

김명임(수인이 어머니) “전혀 다른, 엄마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인 작품이다보니까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많이 긴장되고, 힘들고…. ‘과연 이 작품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순덕(애진이 어머니) “내 몸 안에 애진이가 있고, 애진이 친구 민지가 있고, 민정이가 있고, 경미가 있고, 우영이가 있고, 다영이가 있고, 예진이가 있고, 순범이가 있고…. 모든 아이들이 내 몸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서 연극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다른 두 작품보다는 마음이 더 가는 것 같아요.”


엄마들은 어떤 이야기가 하고싶어서 이렇게 열심히일까요.

박유신(예진이 어머니) “그냥 ‘304명 국민이 한꺼번에 수장됐다’ 숫자로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한 명 한 명이 모든 가정의, 모든 사람의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거. 그리고 우리 250명의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정말 우주였고, 꿈이 너무나도 많았던 그런 소중한 아이들이었는데 너무 숫자로만 기억하는 거 아닌가. 그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 안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한 명 한 명 아이들을 다 기억하시고 ‘250개의 우주였다, 304개의 우주였다. 모든 사람들이 너무 소중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도현(동수 어머니) “우리가 잃어버리고 못 버린, 못 본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컸던 것 같아요. 엄마들이. 우리 별이 된 아이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컸던 것 같아요.”


아프지만 아름다운 메시지가 담긴 연극, 엄마들,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 엄마들에겐 저마다 각별한 대사가 있습니다.

최지영(순범이 어머니) “엄마, 엄마 역할에서 그때 이제 ‘도시락 싸줘’ 하면서 같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잖아요. ‘밥이나 처먹어’, 아침을 먹여서 보내는 거잖아요. 그걸 내가 못 했거든 우리 아들한테. 그래서 그 부분이 좀 마음이 아프지.”


김순덕(애진이 어머니) “‘잘 다녀오겠습니다’, ‘3일만 참아’라는 대사가 너무 힘들었던 대사같아요. 제가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장면인데 뒤에서 아영이가 그 대사를 치잖아요. 가연이랑. 근데 앞에서는 웃어야 되는데 마음은 울고 있더라고요.”

김명임(수인이 어머니) “‘그렇게 우리는 제주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랬으면 참 좋았겠어요.”

아직은 너무 아픈 이야기지만, 누군가가 꼭 해야한다면 엄마들이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연극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엄마들은 이제 슬퍼하지만은 않습니다. 연극을 하면서 웃기도 하고, 사람들을 웃게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실 엄마들은 여전히 아픕니다. 여전히 춥습니다. 공연을 보는 우리가, 우리의 기억이 엄마들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다시 찾아올 우리 엄마들의 봄날을 같이 바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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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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