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만 산다고 해코지, 오물 투척까지” 진주아파트 506호 사연

국민일보

“여자 둘만 산다고 해코지, 오물 투척까지” 진주아파트 506호 사연

입력 2019-04-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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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4시32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 안모(42)씨가 고개를 숙인 채 진주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진주 소재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살해 사건 피의자 안모(42)씨는 바로 위층에 사는 506호 주민을 유독 괴롭혔다고 한다. 안씨는 이 아파트 4층, 406호에 거주했다. 506호 입주민은 50대 여성 강모씨와 시각장애를 갖고 있던 조카 최모(18)양. 최양은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살해됐고, 강씨는 중상을 입었다.

강씨의 사위 김모씨는 “안씨가 여성 2명이 사는 506호에만 해코지를 했다”며 “5층 다른 집에는 성인 남성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17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안씨가 506호에 강씨와 최양만 사는 것을 알게 된 뒤로 괴롭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피의자에게 정신질환 치료 전력이 있다며 “피의자는 506호 주민이 자신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만 진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최양 유족을 상대로 더 조사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씨가 506호를 괴롭힌 증거는 5층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스란히 남았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506호 문 앞에 여러 차례 오물을 뿌렸다.

진주서 관계자는 “처음 신고가 들어왔을 때 증거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피해자 측에 사설 CCTV 설치를 권유했다”며 “이후 다시 안씨가 오물을 뿌렸고, CCTV에 증거가 포착됐다. 이 사건은 검찰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안씨는 지난달 귀가하는 최양을 집 앞까지 따라왔다고 한다. 중앙일보에서 공개한 최양 집 앞 CCTV에는 뒤따라온 안씨가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17일 오전 4시32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피의자 안모(42)씨의 집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은 또 안씨가 506호와 층간소음 문제로 자주 다퉜다는 일부 아파트 주민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아래, 위층에 거주했으니 (그런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은 가능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족인 김씨는 “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출근, 등교했기 때문에 종일 집에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층간소음 때문에 갈등이 빚어질 일은 없었다는 뜻이다.

안씨는 17일 오전 4시25분쯤 자신의 집에 불을 낸 뒤 2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을 흉기로 찔렀다. 이 사건으로 주민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 중 각각 황모(74)씨와 정모(29)씨만 유일한 남성이었다.

안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체포 당시 “임금 체불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아무런 직업 없이 홀로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현재 “변호사를 불러 달라”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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