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형 “2주 전, 동생 입원 신청 거절당해…관공서도 답 안 줬다”

국민일보

안인득 형 “2주 전, 동생 입원 신청 거절당해…관공서도 답 안 줬다”

입력 2019-04-19 10:09
피의자 안인득. KBS

경남 진주 소재 아파트에서 방화·살인 사건을 저지른 안인득(42)의 형 A씨가 “최근 동생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18일 JTBC에 밝혔다. 검경, 지방자치단체 등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했다.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 때문에 무고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셈이다.

A씨는 동생이 지난달에도 도로에서 둔기를 들고 난동을 피웠다고 했다. 가족은 더 감당이 어렵다고 판단해 정신병원에 입원 신청을 했다. 그러나 병원은 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안인득의 위임장을 요구했다. A씨가 동생이 가족에게도 행패를 부리고 있어 동의를 받기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A씨는 다른 기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도 방법이 없었다. 경찰은 검찰에, 검찰은 법률구조공단에 책임을 미뤘다. 지자체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관공서를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결론적으로 답을 안 줬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JTBC에 따르면 안인득은 2010년에도 흉기 난동을 벌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약 3년간 보호관찰소에서 관리를 받았다. 9개월간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지낸 적도 있었다. 이때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안인득의 형 A씨. JTBC

그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직장에서 실직한 후였다고 한다.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 허리와 팔을 다쳤는데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일을 그만둬야 했고, 집도 없이 차에서 생활하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이런 내용이 그가 2011년 11월에 신청한 기초생활수급 관련 서류에 적혔다.

안인득은 범행을 벌인 아파트 4층 406호에 2015년 12월쯤 입주했다. 이후 계속 이상 행동을 보여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5층 주민들을 괴롭혔는데, 집 앞에 오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최모(18)양의 뒤를 따라오고, 최양 집 초인종을 수차례 누른 적도 있었다. 주민들은 올해에만 7차례 안인득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때마다 별다른 조처 없이 돌아갔다.

안인득은 17일 오전 0시50분쯤 자택을 벗어나 인근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왔다. 범행에 쓴 흉기 2자루는 2~3개월 전에 미리 구입해뒀다. 그는 이날 오전 4시25분쯤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2층 비상계단 쪽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대피하는 주민들을 흉기로 찔렀다. 사상자 대부분은 노인, 여성, 어린아이였다. 이 때문에 안인득이 약자만을 노린 ‘계획범죄’를 벌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남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안인득의 얼굴,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과거 정신질환 치료 전력은 확인되나 수사 과정에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인득은 현재 구속 상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주민 5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9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중에는 12세 여아도 있다. 사망자들의 합동 장례식은 20일 치러진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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