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포기 마세요” ‘27년만의 기적’ 어머니와 아들의 메시지

국민일보

“사랑한다면 포기 마세요” ‘27년만의 기적’ 어머니와 아들의 메시지

입력 2019-04-24 17:30


아랍에미리트의 한 여성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지 27년만에 의식을 되찾는 기적이 일어났다.

무니라 압둘라는 32세였던 1991년 아부다비 인근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시동생이 몰던 차를 타고 아들 오마르를 유치원에서 데려오던 중 그들이 탄 차량이 마주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무니라가 사고 순간 껴안은 덕에 오마르는 가벼운 상처만 났지만 무니라는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이후 무니라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다. 튜브로 음식물을 공급받았고, 근육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리치료를 계속해야했다. 의료보험 문제 때문에 UAE와 런던 등 이리저리 병원을 옮겨다녔다.

하지만 오마르는 절망적인 어머니의 상태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무니라가 고통을 느끼는 신경까지 손상된 것은 아니었다. 사고 당시 4세에 불과했던 아들은 청년으로 성장했고 매일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출근하다시피하며 그날의 일상을 공유했다.

26년의 세월이 흐른 2017년부터 아부다비 정부의 도움으로 무니라는 독일에서 수술과 약물 치료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무니라가 27년만에 의식을 회복해 아들 오마르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마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엄마가 깨어나기 3일 전 이상한 소리를 지르길래 의료진에게 빨리 검사해보라고 했는데 별일 아니라고 했다”며 “사흘이 지난 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그게 바로 엄마였다.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UAE 일간 더 내셔널에 말했다.

현재 무니라는 자택으로 돌아가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의식 회복 후 가족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최근엔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는 등 야외활동도 자주 하고 있다.

사고 당시 4세였던 오마르는 이제 끔찍한 사고 당시의 어머니와 같은 나이가 됐다. 그는 “어머니가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은 적이 없다”며 “사랑하는 사람이 식물인간이 되더라도 절대 그 사람을 죽은 것으로 간주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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