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하려면 여자가…” 신림 ‘묻지마 폭행’ 가해자가 한 말

국민일보

“살해하려면 여자가…” 신림 ‘묻지마 폭행’ 가해자가 한 말

피해자 “가해자 강력 처벌 촉구”…전문가 “예방 시스템부터 마련돼야”

입력 2019-04-24 16:43 수정 2019-04-24 17:46
  • 100%당첨 백만 자축 뒷북이벤트
'묻지마 폭행' 가해자. TV조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벌어진 ‘묻지마 폭행’ 사건 피해자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여성 A씨(28)는 폭행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날이 갈수록 묻지마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처벌은 여전히 가볍기만 하다”며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 이런 피해 사례가 사라지면 좋겠다”고 24일 청원 게시판에 적었다. 이어 “가해자의 보복성 폭행도 두렵지만, 제2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1일 오후 11시쯤 신림동의 한 길가에서 벌어졌다. A씨 차량에 문제가 생겨 보험회사 직원이 점검하고 있던 중이었다. A씨는 여성 지인 B씨와 함께있었다. 한 40대 남성이 A씨 일행 곁으로 다가왔다. 남성은 “좀 맞자”라며 손으로 때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근처에 있던 쓰레기 더미에서 페트병을 집어 들었다가 내려놓은 뒤 A씨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남성은 계속해서 손바닥 등으로 A씨를 때렸다. A씨가 찻길로 도망쳤지만 끈질기게 따라와 “경찰이 도와줄 것 같아? 올 것 같아?” 등의 말을 했다. B씨 역시 폭행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남성은 이후 다른 행인들에게까지 “맞자”라며 위협을 가했다. 이후 경찰이 도착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맞은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는 상태”라며 “가해자는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 기소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TV조선이 공개한 영상에는 가해자가 경찰서로 연행된 뒤에도 “나 사람 죽일 거야. 병원 가면 사람 죽일 거야. 죽이려면 여자가 빠르겠지”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정신질환 때문에 오랜 기간 병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일 남성이 합의를 목적으로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벌금이 50만원 나왔는데 합의하려고요. 국가에 돈 내는 것도 아깝고” “원래 100만원인데 심신미약자라서 감면받았어요” “2명이잖아요. 20만원씩 하시죠”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A씨는 “남성이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형벌이 가벼우니 또 폭행할 생각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만약 폭행 당시 가해자 주변에 흉기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길거리를 지나가는 것도,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는 것도 두렵다”고 호소했다.

A씨가 올린 청원

최근 정신질환자, 특히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언론에 빈번히 보도되면서 심신미약 감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벌어진 뒤 여야가 ‘형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 심신미약 의무 감경 조항을 폐지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청원 게시판에는 관련 조항을 비판하는 글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격리하거나 심신미약 인정 여부를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강력범죄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과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현병의 경우 모든 환자가 아닌, 환청·망상·피해망상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위험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마저도 꾸준한 약물치료로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 여러 번 문제를 일으킨 환자는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예방할 수 있는 방안부터 정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법원은 심신미약을 판단할 때 범행 경위, 전후 행동, 수사와 재판에서의 진술 태도 등 다양한 사정을 종합해 양형을 고려한다. 정신질환 전력이 있더라도 계획적인 범행이거나 그 내용이 극악무도할 경우 감형되지 않을 여지도 충분히 있는 셈이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도 감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