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회자되는 고민정 남편 글

국민일보

‘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회자되는 고민정 남편 글

입력 2019-04-25 17:00
  • 100%당첨 백만 자축 뒷북이벤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조기영 시인. 블로그 캡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25일 문재인 정부의 첫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된 뒤 남편인 조기영 시인이 2년 전 쓴 글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조 시인은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아내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에 합류하자 블로그에 ‘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라는 글을 올렸다.

조 시인은 “시에는 이기고 짐이 없고 당신과 나 사이에도 이기고 짐이 없는데 이제 당신은 이기고 지는 것이 너무 선명하여 슬픈 세계로 간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고 대변인이 선대위에 합류하게 됐던 과정을 상세하게 적었다. 조 시인은 “내가 캠프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었다. 당신에게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면서 “두 번째 전화를 받고 나서 생각해봤다. 이것은 당신에게 제안한 일이지 내 일이 아니었다. 며칠 고민 끝에 (고 대변인에게) 전화 온 얘기를 해주었다”고 밝혔다.

조 시인은 “나는 당신 눈빛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제주행이 우리의 안락을 위한 현실 도피라면 캠프행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끊어내버릴 수도 있는 현실 참여의 기회였다”면서 “문재인이라니 훨씬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당신은 문재인을 좋아했으니까”라고 적었다. 이어 “논의 끝에 캠프 관계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흔들리던 당신 눈빛으로 미루어 우리는 어쩌면 설득하러 간 게 아니라 설득 당하러 간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청와대는 25일 신임 대변인에 고민정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뉴시스

문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와 문재인의 만남은 마포 한 식당에서 이뤄졌다. 세상의 평가 그대로 그는 소탈하고, 솔직하고, 친근해서 가식이나 권위 의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우리와 두 시간가량의 대화를 끝내며 그는 ‘우리랑 같은 과시구만’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 이걸로 마누라 뺏기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역사가 대의와 사람과 심장의 동시간적 접속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날 우리는 마포의 한 식당에서 낡고 부패한 권력 교체라는 목표에 각자의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것일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조 시인은 “꽃길만은 아닐 그 길에 당신의 건투를 빈다”며 글을 마쳤다.

고 대변인은 임명 직후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가치관으로 삼고 있는 말이 ‘상선약수’다. 다투지 않고 늘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게 물”이라며 “대통령이 낮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국민과 대통령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