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오 기자 “윤지오 ‘장자연 리스트’ 봤을 리 없다”

국민일보

김대오 기자 “윤지오 ‘장자연 리스트’ 봤을 리 없다”

입력 2019-04-26 00:20
김대오 전 기자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인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최초 보도한 김대오 기자가 “윤지오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봤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25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건 내용에 당시 상황과 직함은 있었다. (이에 따라) 특정은 가능하다”면서도 “A4 2장에 빼곡히 적인 40~50명의 명단 혹은 30명의 명단은 없고 보지도 못했다. 이름이 적힌 일목요연한 리스트는 없다”면서 “30~40명이 적힌 명단이 존재할 수가 없다. 제가 확인했던 명단에서는 6~7명밖에 추려지지 않는다. 경찰 조사에서도 그렇게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어 ‘특이한 이름의 국회의원이 있다고 윤씨가 말했다. 이것도 없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김 기자는 “네”라고 대답했다.

다만 “엊그제 사이 몇 분이 ‘특이한 이름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윤씨는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인 유장호씨가 자신에게 문건을 보여줬고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JTBC 화면 캡쳐

김 기자는 ‘봉은사에서 장자연 문건을 봤다’는 윤씨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유씨와 윤씨가 (문건을) 봉은사 주차장 차 안에서 봤다는 주장이 성립될 수 없다”면서 “원본은 봉은사 근처에 묻어놨다. (만약 윤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파묻어 놓았던 것을 다시 파서 윤씨에게 보여주고, 그 다음 다시 (문건을) 파묻고, 유족이 문건을 가져오라고 했을 때 다시 파묻었던 걸 가져와야 한다. 이런 과정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본과 원본은 전혀 헷갈릴 수 없다. 사본은 흑백으로 복사된 반면 원본은 빨간색 지장과 간인이 찍혀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수민 작가가 공개했던 윤지오씨와 나눈 카카오톡 일부분. 윤씨의 이름이 ‘알수없음’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김 작가는 번호가 종종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돈만 밝힌다’는 윤씨의 주장에도 김 기자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취재진이든, 출판 제의든, 영화 제의든 일체 거부하고 있다. 유족들의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백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윤씨가 수목장 얘기를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 장자연씨 묘는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유족들에 대한 표현 자체도 조금은 화가 나는 대목이었다”고 밝혔다.

김수민 작가가 공개한 카카오톡 캡쳐본에 따르면 윤씨는 “유가족은 돈밖에 모르고 저도 고인에 대해서 명예훼손을 하고 싶지 않다. (장자연씨 측) 가족은 오히려 언니를 제물 삼아 모든 사건을 덮고 은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작가는 “유가족 욕을 해놓고 방송이나 언론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연 언니와 유가족을 위해 책을 냈다고 말했다. 그걸 보고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JTBC 방송화면 캡쳐

장자연 오빠의 검찰 진술 조서. 출처=KBS


김 기자는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 수가 ‘4장+플러스알파’라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윤씨가 원본 7장을 봤다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KBS가 확보한 4장의 문건은 확실하다. 이외에 윤씨는 2장의 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나머지 1장은 1장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형태의 문건이 아니다. 리스트가 적혀있다면 그렇게 끝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JTBC에 따르면 유씨가 2010년 10월 당시 법원에 제출했던 최후변론서에는 윤씨에게 건넨 문서가 7장이라고 적혀있다. 당시 유씨는 문서 3장에 장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와 관련해 조심해야 할 인물들이 적혀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장씨가 숨진 이후에 나머지 3장과 사본들을 모두 태웠던 것으로 확인이 된다.

윤씨는 법정에서 “유씨가 건넨 문건을 구체적으로는 보지 않았다”면서도 “이름이 적힌 문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씨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콘서트에서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다만 김 기자는 윤씨의 일부 증언은 응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 기자는 “술자리에서 일어났던 성추행 등에 대해서는 어린 나이에 누구도 할 수 없는 증언을 했다. 리스트와 관련된 거짓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부분만큼은 유일한 목격자이고 증언자라는 측면에서 어깨를 다독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기자는 ‘장자연 사건’이 희석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언론이나 사람들이 장자연 사건을 이용한 측면이 강하다. 장자연 문건에 특정 대상의 이름을 일부러 넣으려고 하는 나쁜 세력도 존재한다”면서 “고인을 생각하고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져야 한다. 앞으로 연예계에서 성장해야 할 여자 연예인들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조금 차분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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