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 기형으로 못 걷던 아기,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듣고 걸음마

국민일보

선천 기형으로 못 걷던 아기,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듣고 걸음마

입력 2019-05-07 05:00 수정 2019-05-07 05:00
하퍼의 성장기를 기록 중인 페이스북 계정 Growing Up With Haper Mae 캡처. 하퍼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척추 이분증(척추뼈 갈림증)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은 두 살 배기 하퍼 컴패린이 인기 동요 ‘상어 가족’을 듣고 걷기 시작했다고 ABC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척추 이분증은 척추의 특정 뼈가 불완전하게 닫혀있어 척수 일부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특징인 선천성 기형이다. 하지마비, 보행장애, 배변 및 배뇨 장애 등 증세들이 나타난다. 하퍼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첫 수술을 받았다. 태어나자마자 여러 차례의 수술을 다시 거친 끝에 받게 된 재활치료에서 ‘상어 가족’의 리듬과 노랫말이 빛을 발한 것이다.

하퍼의 성장기를 기록 중인 페이스북 계정 Growing Up With Haper Mae 캡처. 하퍼가 ABC뉴스와 인터뷰 중 마이크를 가지고 놀고 있다.

동요를 들려주자고 제안한 사람은 플로리다의 존스 홉킨스 아동병원 물리치료사 미셸 슐츠. 재활치료를 시작할 무렵 하퍼는 발을 땅에 내딛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슐츠는 “하퍼처럼 많은 수술을 거친 아이는 ‘(의사를 보고) 또 나를 쿡쿡 찌를 사람이겠지’ 생각한다. 그만큼 한 번 아팠던 아이의 신뢰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그 생각을 깨주지 못하면 치료는 어렵다”고 했다.

하퍼가 치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머리를 굴린 슐츠는 유튜브 조회수 27억회 이상을 기록할 만큼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동요를 떠올렸다. ‘상어 가족’을 재활치료에 적용해보기로 한 것이다.

유튜브 조회수 27억회 이상을 기록한 동요 '상어 가족' 영어 버전 뮤직비디오 캡처

결과는 성공이었다. 작은 러닝머신 위에 오른 하퍼는 ‘상어 가족’을 듣자마자 반응을 보였다. 노래에 맞춰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하퍼는 이제 “뚜루루뚜루”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도 춘다. 더이상 걷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슐츠는 “하퍼는 투사”라며 “걷기 위한 의지와 능력은 내가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다. 하퍼의 타고난 근성이 스스로를 걷게 했다”고 칭찬했다.

하퍼의 성장기를 기록 중인 페이스북 계정 Growing Up With Haper Mae 캡처. 하퍼가 자력으로 걷고 있다.

하퍼의 부모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프레드 컴패린은 “하퍼가 일곱 걸음을 내디뎠을 때 현실인가 싶었다. 하퍼는 이제 누군가에게 걸어가서 ‘안녕!’ 하고 말을 건네기도 한다”고 감격했다. 또 “‘상어 가족’은 하퍼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고 아침마다 즐겨 듣는다”며 “부활절엔 이 노래가 나오는 상어 장난감을 사줬다”고 전했다. 어머니 에리카 컴패린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딸의 태도는 나에게도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인기 동요 '상어 가족'이 빌보드차트에 올랐을 당시 보도. 굿모닝아메리카(GMA)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6년 유튜브 공개 후 조회수 27억건을 넘긴 동요 ‘상어 가족’은 미국 빌보드차트에도 오를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우리나라에선 싸이와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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