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면 끝이다” 경찰 만취녀 대응법 영상 씁쓸

국민일보

“건드리면 끝이다” 경찰 만취녀 대응법 영상 씁쓸

입력 2019-05-0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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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여성이 경찰의 허리를 끌어안고 비틀거리는데도 여성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고 쩔쩔 매는 경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논란이다. 네티즌들은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경찰이 도움이 필요한 여성조차 제대로 돕지 못하게 됐다며 씁쓸해하고 있다.

영상 캡처. 일부 모자이크

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경찰의 만취녀 대응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한밤 길거리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경찰을 꼭 끌어안고 서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은 여성이 술에 취해 다리가 풀린 듯 주저앉으려고 하는데도 여성의 몸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선 채 도움을 요청하려는 듯 무전기만 만지작거린다.

네티즌들은 현실을 한탄하고 있다. 여성 취객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만으로도 경찰이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건드리는 순간 끝이다. 잘했다”거나 “참 짜증나는 현실” “같은 취객인데 여성은 부축할 수조차 없으니 경찰이 고생이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예민하게 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깨나 팔 정도를 잡는 등 상식적으로 대처하면 되는데 성추행 논란이 두렵다고 주저앉는 여성 취객을 잡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해외 사례를 비교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미국과 영국 경찰들은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11월 4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디 경찰관 4명이 폿불 경기장에서 술에 취한 30세 여성의 팔다리를 잡아 든 뒤 밖으로 끌어내는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일부 모자이크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반바지 차림을 한 여성의 허벅지 등에 경찰의 손이 닿았지만 성추행 시비는 일지 않았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경찰이 여성 취객의 몸을 잡고 제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여성은 한 손이 풀리자 오른쪽 다리를 잡고 있던 경찰관의 뺨을 때렸고 해당 경찰관은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거침없이 가격해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극소수는 이럴 때를 대비해 여경을 더 많이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여경이라도 취객을 옮길 힘이 부족해 결국 남자 경찰의 힘을 빌려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은 “여성 주취자에 대한 매뉴얼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주취자 보호조치 요령만 갖추고 있는데 남녀 구분 없이 주취자를 신속하게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의식이 없는 경우 119 구급대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가이드라인만 담겨 있다.

인터넷 캡처

일선 경찰서는 자체적으로 여성 주취자의 몸에 손을 대지 않고 안전하게 옮기는 대응책을 강구하는 상황이다. 인터넷에서는 술에 취한 여성 한 명을 남자 경찰 3명이서 들것으로 옮기는 일선 경찰서의 대응책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혐오사회가 빚어낸 웃지못할 촌극”이라거나 “비효율의 극치”라는 비판이 많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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