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만 상승?…대내외 불확실성에 금 거래도 늘었다

국민일보

비트코인만 상승?…대내외 불확실성에 금 거래도 늘었다

입력 2019-05-1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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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가상화폐부터 금까지 화폐를 대신할 자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 단위 조정) 등 대내외에서 나오는 뉴스들이 불안감을 키우면서 안전 자산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새로운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4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900만원을 돌파했고 10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일 대비 13% 상승한 946만6000원에 거래됐다.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하루 동안 1164억원 어치가 거래됐고 시가총액은 148조802억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빗썸에서 거래된 가상화폐 종목들이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달라진 금 거래량도 눈길을 끈다. 금 현물시장인 한국거래소의 거래량을 보면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량은 그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금을 팔던 분위기가 4월 중순 이후 사는 분위기로 반전했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 매수자가 많았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면서 현금 부자들의 주요 투자처였던 부동산에서 금으로 갈아타면서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단순히 부동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와 금 거래가 늘어난 데는 안팎에서 터지는 경제 뉴스들이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일단 금은 최근 리디노미네이션 이슈가 공론화된 뒤 사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김상국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 팀장은 “리디노미네이션 이슈로 개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자산가들이 금을 실물로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돈의 가치에 변화를 주지는 않지만 거래 단위를 낮추는 것이다. 가령 화폐단위를 1000대 1로 낮춘다고 하면 1만원은 10원, 1000원은 1원으로 변경되는 식이다. 화폐 단위를 변경할 경우 실물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화폐 대신 실물인 금을 보유하는 게 좋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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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은 금과 가상화폐 사재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11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은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10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고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미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13일 맞불을 놨다.

미국 CNBC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38%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2.41%, 3.41% 급락했다. 그러나 같은 날 비트코인은 15%가량 상승했다.

내셔널얼라이언스증권의 앤디 브레너 국제채권팀장은 “비트코인의 단기 급등을 주도하는 매수 세력이 누군지 뚜렷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무역 전쟁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을 피해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원자재 내에서도 위험자산인 산업금속 등의 가격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금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 협상이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되며 원자재 시장 내 우려감이 재점화됐다”며 “무역분쟁이 격화된다면 글로벌 교역 및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 감소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의 비중을 높일 것을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위험자산의 고점 영역이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장기적으로 금 비중을 점차 늘리는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도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동안 총 60t의 금을 매입해 금 가격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다고도 했다.

물론 비트코인이나 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를 단일 이슈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건 이미 올 초부터 지속됐다. 해외 유명 기업들이 이 분야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에 기반을 둔 결제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6일 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디노미네이션 역시 한국은행이나 정부는 “당장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금 거래는 계속 늘었다. 결국 불확실성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야기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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