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국가 미국 제동…샌프란시스코, 경찰 안면인식 기술 사용 금지

국민일보

감시국가 미국 제동…샌프란시스코, 경찰 안면인식 기술 사용 금지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감시카메라 늘려 위구르족 등 철저 감시

입력 2019-05-15 16:26 수정 2019-05-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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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모습을 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는 아마존의 안면인식 프로그램이 미국을 감시사회로 만든다고 항의했다. AP뉴시스

첨단 기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미국 주요 도시 중 처음으로 경찰 등 법집행기관의 안면인식 기술사용을 금지키로 했다. 경찰이 이 기술로 시민의 사생활과 자유를 불필요하게 침해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첨단기술을 주민 통제·감시에 적극 활용하는 중국과 다른 길을 걸을지 주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회는 경찰 등 법집행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례는 다음 주 형식절차에 불과한 2차 의무투표 후에 발효된다.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의 공항이나 항구의 보안 대책에는 이 조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안면인식 기능은 감시카메라에 나타나는 군중의 얼굴을 특정 용의자와 대조시켜 찾아내는 기법을 말한다. 빅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발달하고 얼굴의 윤곽을 추적하는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중범죄자 식별의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안면인식 프로그램은 시민 감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미국 내 공항이나 대형경기장, 경찰 등 생활 전반에서 이 기술이 사용되면서 사생활을 보호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북캘리포니아 지부 변호사 맷 케이글은 “안면인식 기술은 정부로 하여금 사람들의 일상을 추적할 수 있도록 전례 없는 권한을 갖도록 했다”면서 “이는 건전한 민주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와 가까운 첨단기술의 중심지 샌프란시스코의 결정은 미국 전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연방 의회에도 지난 4월 상업적 목적으로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공유하는 데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미국이 걱정하는 ‘감시사회’가 중국에서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은 인공지능(AI) 기반 안면인식 기술 선두주자다. 간단한 결제부터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사용된다.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열린 중국 인기가수 장학우의 콘서트에서는 입장 전 안면인식 신원조회를 통해 지명수배자 8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곧 그만큼 많은 감시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가 보유한 개인 정보도 그만큼 무궁무진하다. 중국 정부는 이미 대도시 위주로 감시카메라 2000만대를 설치했다. 2020년까지 전국에 설치된 2억대의 감시카메라를 단일망으로 묶을 예정이다. 미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4배에 달하는 숫자다.

특히 중국 정부는 신장지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통제에 이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은 안면인식 기능만으로 감시카메라에 찍힌 이가 위구르족인지 한족인지 구분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이 기술을 이용해 위구르족 250만여명을 추적감시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외신은 이를 두고 “중국이 자동화된 인종차별의 시대를 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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