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폭행에 골프채로 심장파열?…유승현, 살인 고의 있었을 것”

국민일보

“첫 폭행에 골프채로 심장파열?…유승현, 살인 고의 있었을 것”

이수정 교수 인터뷰 “우발적 아닌 상습폭행이었을 것”

입력 2019-05-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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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등으로 아내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유승현(55) 전 김포시의회 의장이 17일 구속됐다. 정인재 인천지법 부천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열린 유 전 의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유 전 의장 아내의 시신 부검 결과 폭행에 의한 심장 파열과 다수의 갈비뼈 골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장은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본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심장이 파열될 정도라면 (폭행 피해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라며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과거에도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유 전 의장에게는 상해치사죄가 적용된 상태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를 분석해 죄명을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핵심 요건은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이 교수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입증하는 절차 없이 경찰이 피의자 주장에만 따라서 관행적으로 상해치사를 적용했다”며 “피해자의 병원 진료기록 등을 확보해 상습 폭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수사기관이 입증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유승현 전 의장 아내 부검에서 심장 파열과 갈비뼈 골절이 확인됐다. 어느 정도의 폭행이 가해졌다고 봐야하나
“일상적이고 우발적 폭행이라고 여기면 안된다. 흉기가 쇠로 된 골프채다. 치명적 흉기를 썼고 술병도 깬 것으로 나온다.”

-지속적이고 장기간의 폭행이 있었다고 보나
“처음 폭행한 사람이 (골프채 같은) 그런 도구를 쓰지 않는다. 손으로 뺨을 때리는 정도가 우발적인 부부 간 폭력이다. 흉기를 들고 휘둘러서 심장이 파열될 정도가 되려면 문제의식 자체가 없었다고 봐야한다. 문제의식이 왜 없어졌을까. 일회성이 아니고 상습적이라서 그렇다.
멍자국은 그날 폭행당한 게 아니다. 멍은 금방 들지 않는다. 2~3일은 지나야 멍이 시커멓게 보일 수 있다. 멍이 들었다는 건 그 전에도 폭행이 있었다는 거고, 그날 폭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거다.”

-부검 결과가 살인죄 적용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영미법 국가면 당연히 적용할거다. 우리나라도 상습적인 가정폭력 가해자에 의한 아내 폭행치사의 경우에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해자들이 때릴 때 ‘죽어라 죽어라’ 하고 때린다. ‘이러다 죽어도 나 몰라’ 그런 심정으로, 당해보라고 때린다. 경우에 따라 보복폭행일 수도 있다. 고의가 있다고 봐야한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상해치사죄가 적용됐다
“관행적으로 상해치사를 적용해왔다. 그러다보니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도 많다. 무슨 죄를 적용할지는 시대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과거 친고죄(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였던 성범죄도 사람들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친고죄를 폐지했다. 가정폭력에서도 치사가 아니라 살인죄 적용을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일 시점이 됐다.”

-골프채가 결정적인 흉기라고 보나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었다. 심장이 파열될 정도 상황이면 외국에선 치명적 생명 손실이 있을 수 있는 흉기를 부부 간 싸움 현장에 누가 들고 들어오느냐가 판단의 요건이 된다. 만약 흉기를 아내가 들고 왔다면 거기에 1차적 책임이 실리고, 골프채를 남편이 사용한 거라면 남편에게 책임이 실린다. 미필적 고의 요건에 의한 살인을 적용할 때 요건을 충족하는 주요 사안이 되는 거다.

-유승현은 우발적으로 때린 거라고 하지만 일방적 폭행 정황이 짙어보인다
“생존자들의 변명이다. 입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생존자의 변명에 따라 죄명이 정해졌다. 폭력이 여러번이었으면 아이들이나 이웃들, 친지들처럼 이걸 본 사람이 있을 거다. 폭력의 역사를 확인해야 하고, 그런 종류의 치명적 폭력을 그 전에도 행사했다면 분명히 아내의 병원 진료기록이 있을 거다. 그런 걸 찾아서 미필적 고의를 입증할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런 노력없이 피의자 주장에만 따라서 치사를 적용하고 말았다. 피의자의 과거는 조사하지만 피해자의 병원 기록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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