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분 나오세요. 수갑 채우세요” 대림동 여경 전체 영상에 더 분노한 이유

국민일보

“남자 분 나오세요. 수갑 채우세요” 대림동 여경 전체 영상에 더 분노한 이유

입력 2019-05-19 07:18 수정 2019-05-19 11:42
방송화면 캡처

경찰이 논란이 불거진 ‘대림동 여경’ 영상의 전체를 공개했다. 이는 주취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난을 해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찰의 의도와 달리 전체 영상이 공개되자 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영상 속 여성 경찰관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요청에 따라 시민이 수갑을 채운 것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경찰관이 아무리 다급했다고 해도 시민에게 부탁이 아닌 지시하는 듯한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7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주취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난에 대해 해명했다.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고 한 경찰은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 피의자들은 40대와 50대로 노인이라는 표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엔 ‘대림동 여경’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됐다. 영상엔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남성이 한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이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남성 경찰관이 뺨을 맞자 여성 경찰관은 무전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선 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무전 요청만 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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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지자 구로경찰서는 2분짜리 전체 영상을 공개하며 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압하고 체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취지로 해명했다. 경찰은 또 여성 경찰관이 무전을 하는 상황에 대해 “공무집행하는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할 경우 필요시 형사, 지역 경찰 등 지원 요청을 하는 현장 매뉴얼에 따라 지구대 다른 경찰관에게 지원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의 의도와 달리 원본 영상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남성 경찰관이 뺨을 맞은 후 주취자를 제지하는 동안 여성 경찰관은 다른 1명의 제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주취자가 발버둥을 치자 여성 경찰관은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구요. 빨리”라고 외쳤다. 이후 한 남성이 “채워요?”라고 말하자 여성 경찰관이 “네.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답한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수갑도 시민이 채웠다”는 식으로 전해지면서 분노를 키웠다. 특히 여성 경찰관의 언행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경이 시민에게 명령하는 말도 안 된다” “내 귀를 의심하게 된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아니고 지시하다니…” 등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가중되자 경찰은 “여성 경찰관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순간 건너편에 있던 교통경찰관 2명이 왔고 최종적으로 여성 경찰관과 교통경찰관 1명이 합세해 수갑을 채웠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또 “수갑을 채운 건 시민이 아니라 교통경찰관”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인근 술집에서 중국 교포인 5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가 만취해 소란을 피운 사건이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뺨을 때리고 밀치는 등 폭행을 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현재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온라인에 이 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것은 최초 업무방해로 112에 신고했던 술집 사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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