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 초점] 2년 연속 한국인 ‘제로’…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일보

[단열 초점] 2년 연속 한국인 ‘제로’…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입력 2019-05-20 03:45 수정 2019-05-2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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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한국을 ‘넘버 원’이라 말할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누구든 우승할 수 있고, 누구든 고배를 마실 수 있다.

G2 e스포츠(유럽)는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의 허핑 농구 체육관에서 진행된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팀 리퀴드(북미)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었다.

G2는 서양 최강의 드림팀이다. 지난해 유럽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인정받은 ‘캡스’ 라스무스 윈터를 영입하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G2는 곧바로 올해 초 유럽 대회(LEC)를 재패하고, 중간 시즌 별들의 전쟁에서도 정상에 섰다.

지난해 로열 네버 기브 업(RNG, 중국)이 MSI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유럽 팀이 우승의 영광을 맛봤다. 두 팀 모두 한국인 선수가 없는 팀이란 점에서 더욱 살갗이 따갑다.

영원한 승자는 없는 시대가 왔다. 지난해 중국이 LoL판을 화려하게 수놓았다면, 올해 첫 번째 국제대회는 유럽이 꿰찼다. 당연하게 한국 팀이 우승컵을 들던 시대는 지났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프로 스포츠가 인기를 얻으며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다. 일례로 축구에서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지만 2002년 이후 우승컵이 없다. 눈여겨 볼 점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 구도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현대화된 전술이 보편적으로 통용되며 자국 리그 발전과 신인 발굴에 더 힘쓴 나라만이 적자생존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가 유지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잇달아 우승컵을 들며 ‘꾸준한 투자’가 결과로 이어짐을 증명했다.

여기에서의 ‘투자’는 금전적인 영역만은 아니다. 끊임없이 정진하며 경기력을 더 올리려는 자세, 그리고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이 잘 조합되어야 한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아야만 미래를 말할 수 있다.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은 작다. 그러나 선수 육성에서 강점이 있다. 신인 발굴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치열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브라질 골목길에 축구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이 꼭 하나쯤 있듯, 한국에는 PC방 문화가 보편화돼있다. 결국 토대는 훌륭하지만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장 가용 선수가 있다고 외면하면, 한국이 가진 유일한 경쟁력인 선수 풀은 ‘죽은 카드’가 되고 만다. 팬들의 아낌없는 성원, 그리고 더 치열한 선수 발굴 메커니즘이 절실하다.

타이베이=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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