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국대 선수 2명, 10년 전 성폭행 사건 처벌받지 않은 이유

국민일보

아이스하키 국대 선수 2명, 10년 전 성폭행 사건 처벌받지 않은 이유

입력 2019-05-20 06:47 수정 2019-05-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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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방송화면 캡처

현직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 2명이 10년 전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KBS는 제보자 유모씨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09년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만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모씨와 김모씨가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모텔에서 자신을 잇달아 성폭행했지만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씨는 사건 당시 술을 마시고 콜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이씨가 다가와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유씨는 이를 거부했고 이씨는 건너편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 와서 건넸다. 이를 마신 유씨는 정신을 잃었다.

유씨가 정신을 차린 곳은 모텔이었다. 당시 김씨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었다. 유씨는 이씨가 지갑에 있던 수표와 현금을 갖고 도망쳤다고 했다. 얼마 뒤 유씨의 수표를 쓰던 남성이 붙잡혔다. 붙잡힌 남성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이씨였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가 모텔로 데려가 먼저 유씨를 성폭행했고 친구인 또 다른 국가대표 김씨를 불러 유씨를 성폭행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에게 특수강도강간 범죄인 주거침입 강간 등 혐의와 준강간, 절도 혐의를 적용했고 김씨에게는 주거침입 강간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두 명 모두 재판에 넘기지 않은 채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가해자들이 초범이고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일 뿐만 아니라 범행이 우발적이라는 점,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점이 불기소 이유였다.

‘준강간’죄는 ‘반의사 불벌죄’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와의 합의서가 있으면 기소할 수 없었다. 이에 유씨는 합의서를 써주면 단지 처벌 수준이 낮아지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아예 처벌조차 받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두 사람에게 적용된 주거침입 강간 등의 혐의는 ‘반의사 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기소할 수 있고,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조차 하지 않은 건 지나치게 가벼운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담당 검사는 KBS에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피해자가 재판을 받으며 겪게 될 고통을 고려했다”며 “주거침입 강간 등의 죄를 ‘기소유예’ 처분하는 경우는 당시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와 김씨는 1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에 대해 반발하며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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