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사건’ 교통경찰 “여경, 취객 완전히 제압해…제 명예 건다”

국민일보

‘대림동 사건’ 교통경찰 “여경, 취객 완전히 제압해…제 명예 건다”

입력 2019-05-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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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경찰서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여성 경찰과 함께 주취자에게 수갑을 채웠던 교통경찰이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여경이 (취객을)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다”고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밝혔다.

교통경찰 A씨는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린다”며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고 수갑을 줘서 제가 한쪽을 채우고, 다른 손은 여경하고 같이 채웠다”고 말했다. 이어 “수갑을 혼자서 채운다는 게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여경이 (취객의) 상체를 완전히 무릎으로 제압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됐다. 주취자 2명을 진압하는 과정이 담긴 14초짜리 영상이었는데, 남녀 경찰관 중 여경의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영상 속 여경은 취객이 자신을 밀치는 데도 무전기로 지원을 요청하기만 했다. 네티즌은 여경의 대처 능력이 남성 경찰에 비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확인 결과 이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10시쯤 대림동이 아닌 구로동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7일 “음식점에서 술값 시비 등으로 출동한 경찰관들에 대해 남성 2명이 지속적으로 욕을 하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한 사실이 있다”며 편집되지 않은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구로경찰서 측은 “남경이 한 피의자를 제지하는 동안 여경이 무릎으로 다른 피의자를 눌러 제압했다”며 “여경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여경이 무전기로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현장 매뉴얼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전체 영상에서 여경이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라며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네티즌은 지적했다. 경찰이면서도 남성보다 체력이 부족한 여성인 탓에 결국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A씨는 이와 관련 “(여경이) 수갑을 저한테 줘서 ‘채워요?’라고 물어봤고, ‘네 채워주세요’라고 해서 그 여경과 함께 수갑을 채웠다”고 말했다. 여경 대신 남성 시민이 주취자에게 수갑을 채웠다는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종합하면 여경은 현장 매뉴얼대로 지원을 요청한 뒤 주취자 2명 중 1명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A씨의 도움을 받아 주취자에게 수갑을 채웠다. “남자분 나와주세요”라는 발언은 다른 주취자를 진압 중인 남성 경찰관에게 수갑을 전달함과 동시에 한 손으로 취객을 제압하는 상황에서 ‘손목을 잡아달라’는 취지의 부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씨에 이어 진행된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 밀릴 게 없는 저도 취객 1명을 제대로 제압해 본 적이 없다”며 “술에 취했을 때 저항이 더 큰 편이고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이날 종로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간부들과 일선 서장들에게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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