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일가족, 화목했다… 사망 전날 부둥켜안고 울어”

국민일보

“의정부 일가족, 화목했다… 사망 전날 부둥켜안고 울어”

입력 2019-05-21 18:00 수정 2019-05-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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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의정부시 일가족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가정이 평소 매우 화목했으며 사망한 부부의 사이도 좋았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이 나왔다.

2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씨(51)와 어머니 B씨(48), 딸 C양(18)이 숨진 채 발견됐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들 D군(14)이 현장을 처음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가족들은 나란히 누운 채 숨져있었고 유서는 없었다. 격렬한 몸싸움이나 외부인의 침입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지인들은 이들 가족의 사이가 매우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웃들은 이들이 다투는 모습을 보거나 싸우는 소리를 들은 적 없다고 경찰에 증언했다.

A씨와 B씨가 눈에 띄게 금실 좋은 부부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의 다정한 모습은 아파트 CCTV 영상에도 담겼다. A씨는 매일 차로 B씨의 출퇴근을 도왔고 사건 전날도 마찬가지였다.

가정의 평화가 깨진 건 최근 사업 실패로 끌어안은 억대의 빚 때문으로 보인다. A씨는 7년 전부터 인근 도시에서 목공예점을 운영했으나 최근 경제난으로 점포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구직 활동에 힘썼으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B씨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으나 극복이 힘들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가족이 모여 집을 담보 삼아 빚을 갚는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D군은 경찰 진술에서 “평소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다”며 “(사건) 전날 오후에도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 수습 과정에서 A씨에게 주저흔(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 C양에게 방어흔(가해자의 공격을 막으며 생긴 상처)을 발견했다. 또 아파트 1층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가능성이 적어 가족 내부에서 이뤄진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D군의 심리적 충격을 고려해 상담기관과 연계하고 피해자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D군은 사건이 수습되는 대로 조부가 맡아 양육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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