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납치 후 살해, 13년 전에도… 국제PJ파 부두목의 판박이 수법

국민일보

재력가 납치 후 살해, 13년 전에도… 국제PJ파 부두목의 판박이 수법

입력 2019-05-23 15:31 수정 2019-05-23 15:47
피의자들이 양주시청 인근 공영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하고 달아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광주 지역 조직폭력배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0)씨가 50대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도주 중이다. 조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납치 사건을 일으킨 적 있어 그가 이끄는 조직과 범죄 전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0시30분쯤 경기도 양주시청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BMW승용차에서 부동산업자 박모(56)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박씨는 차량 뒷좌석에 옷과 담요로 덮인 채 발견됐으며 얼굴 등 전신에 살점이 떨어져 나오는 등 심한 구타 흔적이 있었다.

박씨는 지난 19일 오전 조씨를 만난다며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오전 7시쯤 서울 성수대교 인도에서 박씨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가족들은 오전 11시 실종신고를 했다.

조씨와 박씨는 투자 문제로 자주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19일 광주 한 일식집에서 만나 식사했으며, 공범 홍모(56)씨와 김모(65)씨를 동행해 노래방으로 향했다. 다음날 오전 1시 조씨 일행은 의식이 없는 박씨를 차량에 태우고 이동했다. 운전은 조씨의 친동생(58)이 했다.

범행에 가담한 김씨와 홍씨가 차량에 사체를 유기한 뒤 지난 20일 오후 5시께 양주시청 인근 도로에서 택시를 타는 모습.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은 용의 차량 추적 끝에 21일 오후 10시30분 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22일 양주시 율정도 한 모텔에서 홍씨와 김씨를 찾았다. 이들은 수면유도제 복용 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박씨가 반말을 해 다툼이 생겼고 폭행했다” 등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과 시신 유기 장소가 적혀 있었다. 조씨 친동생 역시 22일 새벽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공범이 붙잡히고 사건의 경위가 조금씩 드러나자 조씨가 이끄는 국제PJ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PJ파는 광주지역 폭력조직으로 구서방파에서 활동하던 금모씨가 후배 100여명을 데리고 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주 활동무대에 있던 국제다방과 PJ 음악감상실에서 이름을 땄다.

이후 지역 최대 폭력 조직으로 세력을 키웠고 경찰의 집중 단속에도 와해되지 않았다. 유흥업과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하면서 성장해 상당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활동 무대도 서울까지 확대했다.

조씨는 1990년 당시 30대 초반 나이에 부두목 자리를 차지했다. 조씨는 과거에도 재력가를 상대로 수차례 납치 사건을 일으킨 적 있다.

그는 2006년 11월 광주에서 일어난 ‘건설 사주 납치사건’의 주범이다. 조씨는 당시 조직원들과 함께 광주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 건설사 대표인 40대 남성을 전기충격기로 위협해 납치했다. 이후 5시간 넘게 차에 태워 이동하며 다치게 했다.

사건에 연루된 조직원은 총 16명이었으며, 조씨는 국제PJ파 10명과 타 조직원 5명을 지휘했다. 5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하던 조씨는 이듬해 4월 경찰에 붙잡혔고 법정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조씨는 출소 후에도 납치·감금과 공갈·협박 혐의로 두 차례 더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2013년 ‘고깃집 사장 납치사건’으로 알려진 범서방파 출신 나모씨 납치사건도 조씨의 사주로 이뤄졌다. 조씨는 통영 일대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을 동원해 나씨를 납치해 감금·폭행했다. 이후 130일 만에 검거돼 징역 2년6개월을 살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조직폭력에 의한 이권 다툼인지, 조씨 일행 사이의 우발적 다툼에 의한 범죄인지 살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파악과 동시에 수사 인력을 풀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조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며 “투자 여부 및 내역, 평소 접촉이나 관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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