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조작국에 상계 관세 부과 추진”… 화웨이 이어 위안화도 겨냥하나

국민일보

美 “환율조작국에 상계 관세 부과 추진”… 화웨이 이어 위안화도 겨냥하나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 미국 내 중국산 가격 경쟁력 상승

입력 2019-05-24 09:47
지난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환율 조작국가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계관세란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수입품에 대해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면서 “이번 조치는 상무부가 미국 산업을 해치는 통화 보조금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 수출국에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또 “다른 나라들은 더 이상 미국 노동자와 산업에 불리한 조건으로 통화 정책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새로운 규정으로 이미 관찰대상국에 들어가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 6개국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스 장관이 성명에서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달러 대비 가치가 급락한 중국 위안화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 직전까지 올랐다. 위안화-달러 환율은 6.94위안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위안화-달러 환율이 상승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중국의 수출품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미(對美) 수출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환율을 조작해 수출 경쟁력을 얻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중국을 지목해 왔다.

미국은 1988년부터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내놓는 반기별 환율 보고서에 따라 환율 조작 행위에 대해 구두 경고나 시정보고서 발표 등 간접적인 제재를 해 왔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환율의 ‘슈퍼 301조’로 불리는 베넷-해치-카퍼(BHC)법 발효를 적용하기로 했다. BHC법에 따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통상과 투자 부문에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그해 4월 내놓은 환율 보고서는 대미 무역 흑자국인 6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대신 관찰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이같은 기조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환율조작국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 일단 관찰만 하겠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기록, 연간 GDP의 2%를 초과하는 규모의 외환을 8개월 이상 순매수하는 시장 개입 등을 환율 관찰감시국 지정의 요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 재무부는 올 상반기 보고서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협상 진행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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