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에 봉지 씌우고 즐겼다” 잔나비 멤버 학폭 논란

국민일보

“내 얼굴에 봉지 씌우고 즐겼다” 잔나비 멤버 학폭 논란

입력 2019-05-24 16:56 수정 2019-05-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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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기 밴드 ‘잔나비’ 멤버 중 한명에게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23일 ‘잔나비 멤버에게 당했던 학교폭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에는 어떤 과장이나 허위 사실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잔나비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즐겨 들었다.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의 멤버가 (나와) 같은 분당 출신이라는 걸 알았다”며 “같은 지역 출신 밴드라는 게 뿌듯해 팬이 됐고 멤버들 검색을 하다 (과거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의 피해를 주장했다. 그는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말이 살짝 어눌한 아이였다”며 “나의 반응이 웃기고 재밌다며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쳤다.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을 치는 건 기본이었다”고 했다.

또 “(가해자인 멤버가) 내 근처에서 손을 들기만 해도 움찔할 정도였다”며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그러냐’며 오히려 그걸 즐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심히 다녔고 눈이라도 마주칠까 땅만 보며 다닌 기억뿐”이라며 “도저히 학교에 다닐 수가 없어 전학을 가고 정신치료도 받으며 견뎌냈다. 세상과 문을 닫고 치유에만 신경 썼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런 사람이 만들고 연주한 음악을 듣고 감동 받았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눈물이 흐르고 헛구역질까지 했다”며 “진실을 모르면서 응원하고 사랑을 주는 대중들에게 괜한 원망과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폭로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당신이 장난삼아 던진 돌이 한사람의 인생에 엄청난 아픔과 트라우마를 줬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느끼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용서할 생각이 없고 사과를 한다고 해도 만날 생각은 없다”며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는 잔나비의 음악은 내게 큰 고통이며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글 말미에는 2010년 2월 가해자인 멤버와 우연히 재회했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A씨는 “그때 사과라도 했다면 내가 이런 글을 적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내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 친한 척을 했을 때 너무 위선적이었다. 그때 난 무서워 도망을 갔었다”고 썼다.

A씨는 폭로를 마무리하며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 간다더라.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이제 남는 건 볼품없을, 부끄러운 자신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뮤직 측은 논란에 대해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짤막한 입장만 밝힌 상태다.

잔나비는 최정훈, 유영현, 김도형, 장경준, 윤결로 구성된 5인조 밴드다. 2014년 디지털 싱글 ‘로켓트’로 데뷔해 홍대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최근 2016년 발표한 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 인기를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 지난 3월 정규 앨범 ‘전설’을 발매해 활동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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