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만지며 슬픔을 달래다… 4·16목공소 오픈한 세월호 아빠·엄마들

국민일보

나무를 만지며 슬픔을 달래다… 4·16목공소 오픈한 세월호 아빠·엄마들

입력 2019-05-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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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성규 기자

나무를 만지는 순간만큼은 참사를 잠시 잊는다. 목공으로 가구를 만들며 목수였던 예수님을 이따금 떠올린다. 자식 잃은 슬픔을 목공으로 달래온 세월호 아빠 엄마들이 25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와동 꽃빛공원에 있는 4·16목공소에서 개소식을 열었다.

사진=우성규 기자

4·16목공소는 세월호 참사 이듬해부터 시작됐다. 선체 인양과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하던 당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인근 컨테이너 박스에서 하릴없이 땅만 보고 한숨을 내쉬던 세월호 아빠 엄마들이 나무를 중심으로 하나둘 모였다. 유가족들과 목요 기도회를 열던 한국교회 가운데 용인 고기교회 안홍택 목사와 안산 화정감리교회 박인환 목사가 목공 기술을 전하고 모임을 조직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과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가 목공 장비를 지원했다.

사진=우성규 기자

목회자들과 세월호 가족들은 지난해 4·16희망목공협동조합을 정식으로 설립했다. 생명과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떠올리며 침대 책상 식탁 책장 서랍장과 필기구 등을 만든다. 모든 작품엔 ‘4·16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사진=우성규 기자

세월호 엄마·아빠들은 목공을 통해 세상 밖으로 한 걸음씩 나오고 있다. 예장통합 교단을 비롯한 중소형 교회 20여곳이 ‘세월호 동행그룹’을 만들어 최소 10년 이상의 동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우성규 기자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없다. 죽은 자식이 살아 돌아올 일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누군가 옆에 있어 주면 이따금 누그러지기도 한다고 유족들은 말한다. 적대시 말고, 가자미눈 뜨지 말고, 그저 ’아이 잃은 슬픔이 있는 부모들’로 봐주기를 바랄 뿐이다. 목공에 얽힌 세월호 가족과 한국교회의 교감 이야기는 오는 5월 27일자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보도될 예정이다.

안산=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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