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때문에 딸도 싫다” 숨진 7개월 영아 친모, ‘보육원’ 언급한 글

국민일보

“남편 때문에 딸도 싫다” 숨진 7개월 영아 친모, ‘보육원’ 언급한 글

네티즌, “아이는 무슨 죄냐” 분노

입력 2019-06-09 07:32 수정 2019-06-09 07:44
견양 페이스북

생후 7개월된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의 SNS 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은 글에서 드러난 친모의 무책임함에 분노하고 있다.

숨진 A양(1)의 친모 견모(18)양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남편 조모(21)씨의 외도와 잦은 외박을 폭로했다. 그는 조씨로 인한 심적 고통을 토로하며 결별을 암시하기도 했다.

네티즌은 견양의 글 중 “나도 네가 보육원 알아본다는 거 그 의견에 따르려고 해야겠다” “내 딸이지만 너랑 같이 태어나게 한 생명이어서 죄 없는 아이도 이젠 싫다” 등의 문장에 분노했다. 댓글은 “아이는 무슨 죄냐” “부모 자격도 없다” 등 견양과 조씨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9일 오전 6시30분 기준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조씨와 견양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A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은 이달 2일 외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됐다. A양의 외할아버지는 딸인 견양과 사위인 조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집에 찾아왔다가 종이 상자 안에 있는 A양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상자 위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신고로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조씨와 견양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경찰에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운 뒤 마트에 갔다”며 “귀가했더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상처가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다. 또, 다음 날 일어나 보니 A양이 숨져있었다며 “무섭고 돈이 없어 신고하지 못했고, 각자 친구 집에 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부의 자택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부부는 지난달 23일 크게 다툰 뒤 각자 집을 나섰고, 24일 밤에야 귀가해 A양에게 분유를 먹였다. 이후 조씨는 24일 밤 다시 외출했고, 견양도 25일에 집을 나가면서 A양은 31일까지 약 1주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됐다.

조씨는 31일에 먼저 집에 들어가 딸이 숨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5분 만에 집 밖으로 나온 그는 아내에게 전화해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견양도 같은 날 밤 귀가해 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지만 10분 만에 집을 다시 나왔다.

조씨와 견양은 다음 날인 이달 1일 함께 귀가해 1시간 정도 자택에 머문 뒤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모텔에서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특히 견양은 “평소 양육 문제와 남편의 외도 때문에 다툼이 잦았다”고 진술했다.

견양은 집을 나선 지난달 23일 이후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거의 매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A양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후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44분에는 “3일 연속으로 X같은 일들만 일어난다”고 적었다. 약 4시간 뒤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제 와서 그립고, 보고 싶고, 앞으로 더 잘한다 그러는 걸까”라고 했다.

경찰은 ‘위, 소장, 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지만 사인이 아사(餓死)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양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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