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前남편 더 이상 괴롭힐 수 없어 살인했을 것”

국민일보

“고유정, 前남편 더 이상 괴롭힐 수 없어 살인했을 것”

입력 2019-06-10 13:54 수정 2019-06-10 17:00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유기한 고유정(36)의 범행 심리를 두고 전 남편을 더 이상 양육권 등으로 괴롭힐 수 없어 살인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고유정이 지금까지 강씨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며 “강씨는 고유정이 애를 돌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뒤 가사소송을 걸어 면접교섭권을 얻었다. 고유정은 지금까지 자신이 손에서 쥐고 흔들던 전 남편이 자신에게 소송을 걸었고, 게다가 승리까지 하니 더 이상 그를 괴롭힐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살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유정이 아이를 돌볼 의지가 없으면서도 양육권을 가져간 것 역시 강씨를 괴롭히기 위해서라고 했다.

고유정이 자신보다 거구의 강씨를 단독으로 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고유정 앞에서 이미 무방비 상태였고, 살인을 저지르리라는 상상을 할 수 없었으며, 반항할 수 없는 사이에 범행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약물을 통해 고유정이 강씨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제주 경찰 10일 발표에 따르면 강씨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졸피뎀은 진정 및 수면 효과를 주는 약물로 그 효과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유정은 제주에 입도하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충북 청원군 한 병원에서 감기 증세로 수면제를 처방받고,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온 것으로 봐서는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유정이 약물을 이용해 강씨를 제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1차 혈흔 검사에서는 약물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유정은 160㎝에 50㎏으로 비교적 왜소한 체구였고, 피해자는 키 180㎝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격이었다. 따라서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았다.

고유정은 현재까지도 강씨가 성폭행을 시도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 정당방위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오가 기반이 된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설령 정당방위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피해를 방어하는 수준이 아닌 살인과 훼손, 유기로 이어지는 범행수법은 과잉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행위가 가해 또는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미리 계획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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