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4시간 자며 음란채팅… 감금돼 죽지도 못해”

국민일보

탈북 여성 “4시간 자며 음란채팅… 감금돼 죽지도 못해”

입력 2019-06-11 04:00 수정 2019-06-11 04:00

탈북 여성들이 브로커에 속아 중국 음란 화상채팅 범죄 조직에 수년간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CNN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 음란 화상채팅을 하던 여성 두 명은 탈북민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한국인의 도움으로 제3국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 A씨는 북한 조선노동당 하급 간부의 자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었으나 가정 불화가 심했다. 5년 전 “남한 식당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탈북브로커의 약속을 믿고 여성 7명과 함께 맨발로 두만강을 건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브로커에게 약 500~1000달러(약 59만~118만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브로커는 A씨를 중국 음란 화상채팅 범죄조직에 3만 위안(약 530만원)에 팔았다. 그는 작은 원룸에서 5년간 화상 성매매에 이용됐다. 외출은 거의 할 수 없었다. 남한 출신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곳을 상시 감시하고 있었다. 6개월에 1번 정도 인근 공원을 산책하는 정도만 허락됐다. A씨는 2015년 아파트 배수관을 타고 탈출을 시도하다 떨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곳에는 탈북 여성 B씨도 억류돼 있었다. 그는 조모와 모친이 암에 걸려 치료비를 벌기 위해 17살이던 2012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자면서 음란 화상채팅을 했지만 돈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돈을 요구하면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당했다.

이들 진술에 따르면 음란 화상채팅의 주요 고객은 한국 남성이었다. A씨는 “대화만 하는 사람도 있었고, 옷을 벗으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특이한 자세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시당하고 있어 죽을 수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매일 오전 11시쯤 아침을 먹고 다음날 새벽까지 일했다. 이들과 화상대화를 하기 위한 최저 가격은 150원으로 알려졌다. 입장료는 여성이 정할 수 있다. 인기 계정은 입장료가 비싸다. 팁은 최소 300원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여름 한 남성 고객이 “감금당했다는 것을 안다”며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남성은 A씨에게 탈북자 지원 단체 ‘두리하나’ 대표인 천기원 목사의 연락처를 넘겼다. 이 단체의 도움으로 이 여성들은 무사히 제3국으로 도피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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